킹스턴에서
2008년 마지막 날 온타리오의 킹스턴에 와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킹스턴의 겨울 모습은 무척 조용합니다. 킹스턴은 세인트로렌스 강과 온타리오 호수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호수의 얕은 곳, 연안에 가까운 쪽은 얼음이 살짝 얼어 있고 호수 가운데 쪽은 얼지 않았습니다. 호수의 섬들과 연결되는 연락선이 떠갑니다. 눈앞에 떠가는 배는 울프섬과 킹스턴을 연결하는 페리입니다. .
흰 눈이 부슬부슬 내리는 온타리오 호수와 왕립군사학교(Royal Military Academy, 우리로 치면 육국사관학교에 해당)가 보입니다. 묵고 있는 호텔의 호수 주변에는 마리나 항이 있습니다. 여름철이면 정박된 요트와 보트들로 가득할 터인데 겨울이 오기 전 요트를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놓아 썰렁해 보입니다. 배의 정박장엔 배가 있어야 제격인데 말입니다.
초기 프랑스인들은 이곳을 모피 교역을 위한 중요한 장소로 여겼고 프농트낙이라 이름 하였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지배권이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넘어간 후 킹스턴이란 이름으로 바뀌었지요. 1673년부터 집단 부락이 생겨나 지금에 이릅니다. 한때(1841년부터 1844년까지)는 영국 식민정부의 수도이기도 했던 곳입니다.
1812년 영미전쟁 때 영국군과 미국군이 싸움터가 되기도 했었지요. 이후 영국군은 1832년부터 1836년까지 포트 헨리라는 성을 구축하여 지금에 이르지요. 포트 헨리는 킹스턴의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겨울엔 특별한 의식으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지만 여름이면 석양의 세레머니라 하여 영미 전쟁당시의 모습을 제현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사관학교와 같은 격인 왕립군사학교가 포트 헨리와 접한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왕립군사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자긍심은 아주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의 사관생도처럼 말입니다. 지난 봄 만난 한 아주머니는 자기 아들도 왕립군사학교를 졸업한 엘리트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킹스턴은 세인트로렌스 강위에 떠있는 천개의 섬(thousand island)으로도 유명합니다. 실제로는 약 1800개의 섬이 있는 곳인데 캐나다와 미국 사람들은 이 섬들을 여름별장으로 사용합니다. 여름이면 유람선을 타고 섬들 사이를 돌아보는 재미도 있지요. 킹스턴에서 사우전드 아일런드를 유람하는 배가 떠나지요. 겨울이면 호수가 얼어붙어 봄이 되기까지는 보트를 운행하지 않는답니다. 야채에 얹어 먹는 드레싱 중에 유명한 것 중 하나인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은 하트 섬에 지어진 볼트 성의 주방장이 고안해 내었다고 하지요. 식당에서 셀러드를 주문하신다면 사우전드 아일런드 드레싱을 달라고 부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머물고 있는 호텔 바로 앞에 시청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1843년에 지어진 시청 건물은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지요. 시즌 중에는 시청과 마리나 사이의 공원엔 사람들로 넘쳐나지만 겨울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 조용히 머리를 식히기는 오히려 좋습니다. 바깥기온이 영하 십도 이하로 내려가 잠깐의 산책에도 볼이 얼어버릴 지경입니다.
캐나다의 도시들을 여행하다보면 성당이 늘 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이곳 킹스턴의 세인트 죠지 성당은 1825년에 지어진 건물이지요. 바람이 너무 차가와 내부에 들어가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습니다.
차를 몰아 포트 핸리 성 위로 올라갔습니다. 겨울이라 차가운 바람이 매섭습니다. 오래된 대포만 상징적으로 놓여있는 포트 헨리. 전쟁이 없이 평화의 시대에 살고 있음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포트 헨리 쪽에서 바라보는 킹스턴 시청 쪽 풍경도 아름답습니다.
킹스턴에서 역사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2008년 우리에게 주어진 복들을 생각합니다.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킹스턴 시청
(King street)
세인트 죠지 성당
왕립 사관학교
포트헨리
포트 헨리 내부 모습
올드 포트 헨리
올드 포트 헨리에서 본 왕립 사관학교 모습
망루와 왕립 사관학교 그 뒷쪽엔 시청이 있고 마리나, 호텔 등이 있다
오대호 박물관
오대호 박물관 옆에 정박 되어있는 알랙산더 헨리호
펌프 하우스
벨르뵈 하우스 소개글
벨르뵈 하우스(1838년에서 1840년에 지어진 건물, 이태리 식 별장 양식에 영국식이 가미된 건물, 초대수상 맥도날드의 저택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