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안락과 허영심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1. 8. 28. 11:30

  자아를 찾기 위해 노력하던 때 법정스님의 산문집 '밝고 향기롭게'라는 제목의 책이 집어 들었다. '사막의 교부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눈길을 끈다.

 '한 교부가 말했다.

 "만약 수도자가 두 가지 것을 싫어한다면 그는 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한 수사가 물었다.

 "그게 뭔데요?"

교부는 대답했다.

 "안락과 허영심이라네."

 수도자에게 있어 이 안락과 허영심은 정신을 좀먹는 암이다. 그저 편하기만을 고집한다면 그는 갇힌 물이나 다름이 없어 그 안락 때문에 마침내 썩고 만다. 살아 있는 생명은 늘 꿈틀거리며 움직인다. 살아 움직이는 존재만이 거듭거듭 자신의 삶을 개조하면서 부활한다.'

 내 마음속에 안락하게 지내려는 욕심과 허영심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나 보다. 일찍 일어나 차고를 정리하고, 페인트 칠도 하고, 뒷마당에 나가 잡초도 뽑고, 집안 정돈도 해야 하는 데. 할 일이 산더미 같으면서도 신세타령이나 하고 앉은 걸 보니 아무래도 안락함과 허영심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천국이 주어진다 했거늘 가난하기는커녕 교만함으로 가득 차 있다.

 오늘은 정원에 나가 잡초라도 뽑아야겠다.

 

 잠시 마음을 놓기라도 하면 잡초가 돋아난다. 민들레며 클로버 등 잡초가 온 잔디를 뒤덮었다. 뒤뜰에 있는 잔디 위에 잡초가 돋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잡초 밭으로 변하고 만다.

 뙤약볕이 며칠째 내려 쪼이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랜만에 소나기기가 내렸다. 풀 죽이며 쓰러져 있던 나무며 풀들이 파릇파릇 생기를 보인다.

뒷마당으로 나가보니 잡초가 무성하다. 잔디 반 잡초 반이다. 아무리 제거해도 잡초는 없어질 줄 모른다. 잠시만 마음을 놓으면 잡초들로 가득하다.

 마음 밭도 이와 같은 듯하다. 잠시 마음을 놓으면 불안한 생각, 걱정 근심, 음란한 생각들이 마음 밭에 심겨져 자꾸만 퍼져나간다.

 긍정적 생각들이 마음을 지배하도록 매일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     

2010년 7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