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시티 산책로
집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킹 시티가 나옵니다. 요즈음은 킹 시티에도 새로운 집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시끄러운 도시를 떠나 조용한 교외에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어제는 킹 시티에 있는 세네카 칼리지 주변의 트레일을 걸었습니다. 학교 가운데 커다란 호수가 있고 호수 주변으로 아름다운 정경이 펼쳐진 곳입니다. 이곳에는 예전 이튼씨가 살던 집이 있습니다. 이튼은 토론토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이튼 센터를 소유한 사람입니다. 이튼 센터는 토론토에서 유명한 쇼핑점이자 관광지이도 하지요. 이튼은 이 집을 세네카 칼리지에 팔았고 세네카 칼리지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방켓홀로 대여해 주고 있습니다. 집에서 내려다보면 호수가 보이고 주변은 숲으로 우거져 있어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지요. 이런 아름다운 곳을 거닐며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축복입니다.
숲 속을 걸으니 크고 작은 나무들이 반겨주는 듯 했습니다. 숲과 자연이 마치 엄마 품속같이 느껴지게 하는 유전자가 우리 속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침 일찍 집 앞 잔디에 물을 주면서 이게 살아있는 것이요, 영성이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잔디가 물을 삼키며 기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였지요. 집 입구에 서있는 단풍나무에도 물을 잔뜩 주었습니다. 단풍나무가 행복해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뒤뜰에 잔디를 파내고 정원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꽃과 나무를 심어 플라우어 가든(flower garden)으로 할지 아니면 채소를 심어 베지터블 가든(vegetable garden)으로 할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잔디를 파내고 흙을 부드럽게 하는 작업만 할 예정입니다. 이곳 토론토는 흙에 석회 성분이 많아 퇴비를 주어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군요.
내일은 자동차를 이용하여 시카고로 가족 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시카고까지는 자동차로 아홉 시간 내지 열 시간이 걸릴 예정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런던, 윈저를 거처 미국의 디트로이트로 들어가 시카고까지 갈 예정입니다. 비행기로는 몇 번 가보았지만 자동차를 이용하여 토론토에서 시카고로 가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온 가족이 자동차로 뉴욕을 여행한 것, 올랜도의 디즈니 월드에 일주일 묵은 걸 빼면 제대로 가족여행을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기껏해야 나이아가라에 호텔을 잡고 며칠 묵고 온 것이 전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리던 아이들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였고 둥지를 떠날 날이 머지 않은 때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훗날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