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두둥실 떠갑니다. 구 개월 만에 바라보는 고향의 하늘입니다. 어릴 적 고향의 하늘은 참으로 파랬습니다. 비행기라도 떠가면 한 연기가 길게 줄을 이어 오래 머물러있었지요.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놀다가 하늘을 쳐다보면 파란 하늘이 바다처럼 펼쳐져 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하늘을 보지 않고 살았습니다. 아니 하늘을 볼 겨를이 없었습니다. 사무실에 틀어박혀 서류 정리를 하느라 하늘을 보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거기 있었지만 하늘을 바라볼 마음의 겨를이 없었습니다. 주말이면 산에 올라 '야호'라고 외치며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특별한 느낌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면 한 눈을 파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일에 집중해야 할 사람이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가지면 한 눈을 파는 것이라 생각하여 미안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 머릿속에 남아있는 서울의 하늘은 회색빛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 제게 힘의 원천입니다. 캐나다 토론토의 집 앞 포우치에 앉아 파란 하늘을 바라보곤 하지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 그동안 살아왔던 삶이 되돌아보아지고 또 자연에 순응해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왜 젊을 때는 하늘을 바라보지 못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그 때 가끔 하늘을 바라보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난 2009년 9월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한 찻집에서 끄적여 놓았던 글을 올려 놓습니다)
(지난 2009년 9월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 한 찻집에서 끄적여 놓았던 글을 올려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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