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일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와 친구가 만들어 준 페이스트리(pastry)를 먹으며 친구의 마음을 생각하는 것’
친구 키로는 불가리아 출신입니다. 불가리아에서 삼십 년 동안 군인으로 근무했습니다. 영관급 장교로 제대하였지요. 결혼을 하여 아들이 있으나 현재는 싱글입니다. 아들은 불가리아에서 살고 있고 하나뿐인 누나는 그리스에서 가정부로 일합니다.
축구에 일가견이 있어 유럽에서 벌어지는 모든 경기를 머리에 꿰고 있습니다. 축구경기를 이야기 할 때면 신이 나서 입에 거품을 뭅니다. 젊은 시절 세계 구석 구석을 여행했다고 자랑하는 키로는 남자 중의 남자입니다. 선이 굵고 낙천적이지요. 혼자 사니 외로움을 겪을 만도 한 데 잘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키로는 건축현장에서 페인트 칠을 합니다. 이곳 캐나다 토론토에서 건축 일은 이태리 출신 사람들이 꽉 잡고 있습니다. 키로의 보스는 불가리아 출신인데 이태리 출신의 빅 보스(big boss)로부터 일을 받습니다. 예전 군인으로 근무한 대가로 받는 연금은 매 월 불가리아 은행계좌로 입금이 됩니다. 캐나다에서의 생활비는 페인트공으로 일하여 번 돈으로 충당합니다. 육십오 세가 되면 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은근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키로가 페이스트리를 한 판 구워왔습니다. 가족과 함께 먹으라고 직접 만든 것입니다. 페이스트리는 커피와 함께 먹으면 맛이 그만입니다. 때로는 디저트로 먹기도 하지요. 친구가 정을 듬뿍 담아 만든 페이스트리를 먹습니다. 색다른 향이 고혹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