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무너지던 날 한국에서 텔레비전으로 상황을 지켜보면서 경악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두 딸은 노스욕에 위치한 한 초중등학교 R.J. Rang Elementary and Middle School에 다니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이 상기된 목소리로 횡설수설하실 때 선생님께서 왜 저러시나 이상하게 생각했었단다. 알고 보니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했다. 911사태가 있기 몇 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96년 크리스마스 때였던가. 가족이 함께 뉴욕을 여행했었다. 당시 우리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의 한 건물 옥상에 올라 맨하탄 정경을 내려다보며 황홀해했다. 911 사태가 있던 날 미국의 상징이던 빌딩이 순식간에 불타오르고, 사람들이 뛰어내리고, 결국엔 빌딩이 무너져 내리는 광경을 접하며 전율했다. 세계 무역센터 건물에 오니 그때의 전율이 다시금 느껴졌다. 왠지 모를 숙연함. 아내와 나는 한참 동안 말없이 그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벽에 붙은 사진 속 죽은 경찰관들의 얼굴을 대할 때 엄숙함이 느껴졌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무를 기꺼이 수행하며 죽어간 소방관들, 무고한 희생자들… 잠시나마 이들을 기억하며 감사했다. 이제 세계 무역센터는 자신을 버려 이웃을 살리는 숭고한 희생정신의 상징물이 되었다.
(배터리 파크 아랫 쪽 배위에서 바라본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최근에 완공된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별칭은 프리덤 타워)
(임무 수행중 목숨을 잃은 뉴욕 소방서 소속 소방관들의 사진, 인근 건물의 한쪽 벽에 붙어있다)
(911 사태 이전 쌍둥이 건물과 무너진 이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보는 이로하여금 숙연함을 자아내는 사진이 인근 건물 한쪽 벽에 붙어있다)
(무너진 자리에 이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고...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는 형상이다)
(무역 센터에 인근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