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다람쥐의 소풍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8. 13. 16:18

    다람쥐 한마리가 소풍을 나왔다. 숲속엔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이끼낀 바위엔 나뭇 잎이 떨어져 있다.

 

    다람쥐의 눈이 똥그랗게 떠졌다. 좋아하는 도토리가 사방에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에 널려진 도토리를 열심히 한곳으로 주워 모았다. 도토리를 옮기느라 힘이 빠진 다람쥐는 맑은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 옆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혼자 쉬고 있던 다람쥐는 심심해졌다. '친구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웅덩이를 내려다 보니 수정같은 맑은 물속에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며 놀고 있다. '물고기와 친구하자고 이야기 해볼까?' "얘, 물고기야 나와 친구하지 않으련?" 하지만 물고기는 다람쥐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듯 이곳 저곳 한가로이 헤엄쳐 다닌다.   

 

    나비가 한마리가 폴폴 날아와 바위에 앉았다. 먹이를 찾아 숲으로 날아든 나비다. 나비도 지친 날개를 쉬어나 가려는 듯 한참을 앉아 있다. 다람쥐는 가만히 나비에게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 "나비야 나랑 친구하지 않으련?', "그럴까? 그런데 너는 날지 못하잖아. 나는 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해", "응, 날지는 못하지. 하지만 나무 위를 오를 수는 있어. 내가 나무타는 것을 한번 보여줄까?" 다람쥐는 빠른 걸음으로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나, 잘하지?", "응, 참 빠르네, 그런데 나는 그렇게 달리지는 못해 하지만 날 수는 있어", "알아, 나도 너처럼 날아보고 싶을 때가 있단다", "나비야, 내가 꽃이 많이 핀 곳을 알고 있어, 따라와 볼래?" 다람쥐는 활짝핀 꽃들이 있는 동산으로 나비를 안내했다.

 

  "나비야 나는 이만 돌아가야해, 가끔 웅덩이가 있는 숲으로 놀러와 나도 자주 올께, 안녕" 나비도 다람쥐와 헤어지기가 많이 아쉽다. "벌써 가려고? 아직도 날이 깜깜해지려면 멀었는데", "그렇지만 돌아가야 해. 다음에 또 만나면 되지" 나비와의 아쉬운 작별을 한 다람쥐는 웅덩이가 있는 숲속으로 되돌아 왔다. 모아둔 도토리는 고스란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2004/8/12 이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