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공부가 재미있어 지기를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1. 8. 25. 20:58

   어제 저녁 딸과 통화를 하던 시간 이곳에 토네이도 워닝(warning)이 있었다.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했고 강한 바람은 지붕이라도 날릴 듯한 기세였지. 천둥소리가 진동을 하고 하늘을 가르는 번개는 쉴 새 없이 내려치더구나. 그 때문에 통화가 원만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느냐 듯 맑게 개었다. 비바람이 먼지와 불순물을 씻어준 탓인지 하늘이 맑고 푸르구나. 내려쬐는 아침 햇살 또한 더 없이 밝고 찬란하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지 않을지 모르겠다. 때로는 비바람이 모질게 휘몰아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회복이 되고 평안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딸이 하는 공부가 재미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요즈음은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고 있어. 알다시피 기도할 제목이 많지 않니. 할아버지의 병환도 그렇고. 딸 지혜를 위한 기도도 늘 그 중심에 있어. 건강을 잘 유지하게 해달라는 간구와 함께 공부가 재미있게 해달라고 간구한단다.

이렇게 기도하는 이유는 나의 옛 경험 때문이기도 해. 딸도 알다시피 아빠도 한 때는 심하게 방황을 했었지 않니. 당시는 삶의 목적이 분명하지 못하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지 못했던 것 같아. 그때는 공부에 아예 관심이 없었지. 어느 순간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하고자 했지만 방법을 몰라 할 수 가 없었어. 영어와 수학 그리고 몇몇 과학과목이 특히 그랬더누나어떻게 공부하면 더 효과적인지도 몰랐지.

군대를 갔다 오는 등 꽤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공부를 해야 할 목적을 깨달았지. 나름 왜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답을 찾고공부해야 할 목적을 깨달은 후부터는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고 재미도 있어지더구나.

그렇다고 처음부터 공부가 잘되고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어. 새벽 네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 도서관에 앉아 책과 씨름하는 게 금방 되어 지지는 않더구나. 때때로 자리에서 일어나 쉬고 싶은 생각을 참아내야 했지. 하지만 어느 순간 공부가 익숙해지고 조금씩 가속이 붙어가더구나.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지를 생각한 것도 그 무렵이었던 것 같아

이렇게 노력하니 학과 전체에서 1등을 하게 되더구나. 1등을 한 것도 기쁜 일인데 장학금까지 주니 공부가 재미있어지더라. 당시 학교 설립자의 이름을 딴 장학금이었는데 학비 전액을 면제해줌을 물론 꽤 많은 용돈까지 받았지. 이후 공부가 참 재미있어졌어. 그렇다고 늘 재미있기만 했던 것 또한 아니었어. 시간이 지나면서 또 공부가 힘들어지고, 하기 싫을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이건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학생들도 다 그럴 거라고 여기며 참아냈었지. 그러다 보니 늘 좋은 성적을 유지하게 되었고 그게 나의 스텐다드(standard)가 되어졌어. 이 스텐다드는 직장생활에 까지 쭉 이어져 내 삶에 큰 버팀목이 된 듯 해. 이 모든 것은 공부해야 할 이유를 알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의 이 경험에 비추어 사랑하는 딸도 공부가 재미있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 드린다. 공부가 힘들고 어렵다고 느껴질 때마다 리멕스에서 일을 배우던 때나 퍼블릭 모바일에서 일하면서 별 희망이 없다고 느꼈던 때를 생각해 보렴.

환자를 돌보아야 할 의사가 되는 공부를 하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렵겠니.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딸에게 걸 맞는 공부할 지혜를 주시고 넉넉히 감당하고도 남을 인내력도 주실 것임을 확신한다.

사랑하는 딸아. 하나님께서는 딸을 향한 크고 분명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단다. 매 순간 딸의 삶에 관여하고 계시지. 높은 산이 앞을 가로 막을 때, 도저히 건널 수 없을 것 같은 큰 강이 눈 앞에 나타날 때 가만히 찾아와 손을 잡아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란다. 오늘 아침은 그런 하나님이 딸과 함께 하고 계심을 상기시켜주고 싶구나.

201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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