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대수롭지 않은 것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3. 23. 12:45

    아침에 일어나 오디오를 켰습니다. 모차르트의 혼 협주곡이 집안 가득 울려 퍼집니다. 은은한 음악이 아침을 깨웁니다. 잠들었던 가구들도 기지개를 켜고 일어납니다. 곱게 핀 연분홍 진달래가 감미로운 음악 소리에 화답이나 하듯 화사하게 미소 짓습니다. 오디오는 지난해 말 이웃 가정의 소개로 사들였습니다. 엠플리파이어와 턴 테이블은 중고여서 비교적 싼 값에 구입했고 스피커는 이웃이 공짜로 준 것입니다. 마음 넉넉한 이웃 덕분에 저와 가족은 물론이고 가구며 식물들까지 호사를 누립니다.

 

    며칠 전부터 목이 붓는 등 감기몸살 기운이 있어 오늘 하루를 쉬기로 했습니다. 몸에서 쉬라는 신호가 오는데도 무리하게 일에 신경을 쓰고 운동을 계속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적당히 끝낼 줄 모르고 집착하는 습관은 다 욕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죽는 날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하나 봅니다.

 

   목이 아파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친구가 후두암에 걸려 치료한 적이 있는데 혹 내게도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 건 아닌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사흘 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데는 염려도 단단히 한 몫을 했습니다. 쓸데없는 걱정인 줄 알면서도 떨쳐버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워크 인(walk in clinic)에 갔습니다. 담당 가정의는 일정이 바빠 2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기다려야 합니다. 집 가까이에 있는 워크 인 클리닉은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오래 기다리지도 않습니다. 이십 분가량을 기다렸을까요? 키가 크고 예쁘게 생긴 여자 의사가 들어왔습니다. 여자 가정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건 처음입니다.

 

    목을 들여다보더니 부어있다고 했습니다. 요즈음 비슷한 증세의 환자가 많다며 항생제와 가글액을 처방해 줍니다.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고 보니 안심이 됩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미리 신경을 쓰고 염려를 하는 건 나쁜 습관인 줄 알면서도 쉬이 고쳐지지 않습니다.

 

    아내 그리고 둘째 딸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창밖으로 흩날리는 눈발을 보면서 함께 나누는 식탁은 축복입니다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지라 밥 한 끼 같이 먹을 수 있음도 축복으로 여겨집니다.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니 듣고 있던 아내는 월남하여 평생을 보고 싶은 가족 보지 못하고 사는 가족도 있다.”며 핀잔을 줍니다. 오래지 않아 딸도 짝을 찾아 둥지를 떠나겠지요.

 

    살면서 접하는 대수롭지 않은 것들을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들로 변화시켜라. 그러면 당신의 하루가 밝아질 것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디선가 읽은 글입니다.

    201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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