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바른 독서지도를 시키려면 ‘독서 기술’과 ‘독서 방법’을 우선적으로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독서지도의 오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데 어떤 책을 읽힐까요.” “몇 권의 책을 읽혀야 논술을 잘 쓸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은 독서의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한 연유에서 나온다. “우리 아이는 과학책을 많이 읽어서 과학상식이 풍부해요.” “역사책을 많이 읽어서 역사에 관해서는 박사예요.” 이렇게 단순히 책의 스토리를 아는 것이 독서라고 왜곡하고 있다.
책의 스토리를 아는 것은 독서의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책을 읽어서 지식을 얻고, 정보를 얻는 단계는 가장 기초적 단계다. 이 단계를 뛰어넘어야 추론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쌓이면서 자기만의 생각의 세계인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확대이해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예를 들어 ‘개미와 베짱이’를 읽었다고 하자. 처음 단계에서 얻은 것은 “개미는 부지런히 일해서 겨울 양식을 준비하여 추운 겨울을 평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베짱이는 추운 겨울을 대비하지 않고 노래만 부르고 놀았기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었다”는 단순한 이야기의 줄거리다.
그러나 이 간단한 스토리의 지식을 토대로 추론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면 “부지런해야 잘살 수 있고, 게으르면 불행을 당하게 된다”는 사고력을 얻게 된다. 여기서 다음 단계로 발전하면 “베짱이를 죽게까지 할 것은 없다. 생명은 귀중하고 소중한 것이니 베짱이로 하여금 겨울에도 노래를 부르면 그 대가로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게 하면 어떨까”라는 자기만의 사고의 경지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 단계까지 향상되어야 비로소 창의력을 발휘하고 독후활동인 토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우리 아이는 책을 200권이나 읽었어요.”라고 자랑하는 어머니도 있다. 적어도 초등 6학년까지 약 2000권의 책을 읽어야 독서를 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책을 읽은 후에야 중학교에 진학하면 두뇌 속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총동원해서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조선일보 2006년 11월 18일자 D1면에서 발췌, 이유야 전 원광대 대학원교수가
기고한 글에서>
'Practice·청소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춘기 자녀지도 (0) | 2006.10.11 |
---|---|
책읽을 환경을 만들라 (0) | 2006.09.18 |
기억을 잘하기 위한 책읽기 방법 9가지 (0) | 2006.09.13 |
국제 창의력대회 은상수상자의 창의력 의뜸 비결 (0) | 2006.09.13 |
내면의 동기 (0) | 2006.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