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운 듯 비스듬히 앉아 떨리는 손으로 커피잔을 드시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늙수그레한 아들 아들과 눈 맞추며 몸짓으로 말씀하시는 어머니 두 손 맞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켜 아장아장 걸음 옮기신다 뒷걸음치는 아들과 따르시는 어머니 튤립보다 고결하고 라일락 향기 보다 진한 두 사람 눈가에 이슬 고인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2024년, 토론토의 한 이탈리언 식당에서 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 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 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아기의 저절로 벗겨진 꽃신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