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과학영재학교 최연소 합격 비결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7. 5. 21. 08:21

    2006년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최연소로 합격한 성현우(13)군의 이야기이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던 2000년, 현우는 학교 가기를 싫어했다. 매일 아침마다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고 꾀병을 부렸다. 아이는 1아예 일주일 내내 일요일만 있으면 좋겠다2고 했다. 고민하던 선생님은 현우 엄마에게 현우의 짝꿍이 돼달라고 부탁했다. 석 달 내내 엄마는 아이와 함께 학교에 나가야 했다. 그러던 아이는 2007년, 중1의 나이로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입학했다. 19.96:1의 경쟁률에서 형·누나들을 제치고 최연소로 합격한 것이다. 고등학교 이수 학점 선취득 시험(placement test)에서 수학·물리·정보과학 등 세 과목을 통과해 최연소 신입생으로 최다 과목을 인정받는 기록도 세웠다.

 

    현우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태어나자마자 서울에서 1년 산 걸 제외하면 현우는 1대다수의 부산 사람마저 시외의 시골쯤으로 여기는2 부산 기장군을 벗어난 적이 없다. 부모님 모두 부산에서 대학을 나온 '부산토박이'기 때문. 현재 아버지 성용경(43)씨는 IT벤처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어머니 김연희(38)씨는 전업 가정주부다. 현우는 특별한 사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아버지 성씨는 "지금까지 현우에게 들어간 사교육비의 평균을 내보면 월 10만원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우의 부모님은 아이를 어떻게 가르친 걸까?

 

< 아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한결 같아야>

     현우가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0년, 현우 곁에서 짝꿍 노릇을 하다가 현우를 홀로 학교에 보내게 된 어머니 김씨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내가 곁에 없는데, 현우가 힘들어하면 어쩌나'란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고민 끝에 김씨는 매일 아침마다 등교하는 아들의 필통 안에 '사랑의 포스트잇(Post-it)'을 붙이기로 했다. 2000년이 끝나갈 무렵 엄마는 아들에게 이렇게 썼다. 12000년이 저물어가는구나. 그래도 우리 아들에게는 남은 것이 많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엄마도 현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생각하고, 또 더욱 사랑하게 된 한 해였단다. 우리 올해를 잘 마무리해야겠지? 우리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 마음이 웃고 있는 게 느껴지니?2 그 일 년 동안 현우가 학교에 가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필통을 열어 포스트잇을 몇 번이고 보는 것이었다. 아버지 성씨는 "아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늘 한결 같아야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면서 흔들림 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무엇이든 스스로 하는 방법을 키워줘야>

     현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때까지 약 6년간 한 군데의 학원만 다녔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라 갖가지 실험을 하고, 실험 결과를 토론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수업하는 학원이었다. 아이에게 문제를 던져준 뒤 해결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현우는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부모 또한 일상생활에서 현우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쳤다. 현우가 8살 때의 일이다. 엄마와의 의논 끝에 아이는 '꼭·약(꼭 지켜야 할 약속)'이라는 규칙을 만들었다. '등…하교할 때 길에서 장난치지 않기'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인사 잘하기' '책가방은 책상 옆에 잘 걸어두기' 등 자신에게 하는 약속이었다. 어머니 김씨는 ?꼭?약3을 지킬 때마다 컴퓨터 게임을 5분 더 할 수 있는 스티커를 아이에게 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만든 규칙을 지키도록 격려했다. 부모는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지 않았다. 예컨대 아버지 성씨는 한자 공부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현우에게 한자를 가르치려 했다. 하지만 한자의 필요성을 납득하지 못한 현우가 관심도 갖지 않자 성씨는 한자 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현우에게 한자가 많이 섞인 '현대물리학'이란 책을 보여줬다. 평소 물리학에 관심이 많던 현우는 그 책을 읽기 위해 결국 한자를 공부했다. 성씨는“아이가 비록 좋아하지 않더라도 필요성을 느끼면 언젠가는 하게 돼 있다”며“부모의 역할은 그 필요성을 깨우쳐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도 같이 공부해야>

     성씨는 현우에게 수학이나 컴퓨터 등을 직접 가르쳤다.“ 학원에서는 많은 아이들을 한꺼번에 가르치기 때문에 아이들 개개인에게 맞는 이해 정도와 진도가 무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반면 집에서 아이를 직접 가르치면 아이가 이해할 때까지 계속 가르칠 수 있다. 아이의 공부 자세나 태도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도 또다른 장점이다. 부모가 공부한 지 오래 돼 이미 잊어버린 내용이라면, 다시 책을 보면서 아이와 함께 공부하며 지도하면 된다. 성씨는“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학 공부 방법>
1. 기본 공식은 책에 나온 증명 보기 전에 스스로 증명한다.
2. 책에 일반화된 공식이 없으면 자신의 공식을 만들어본다.
3. 기본 정리의 경우 다양한 증명법을 조사하고 비교한다.
4. 정의, 정리에 의문을 가지고 불확실한 부분을 확실하게 한다.
5. 항상 단순 계산만 하는 문제는 피해야 한다.
6. 문제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증명한다.
7. 일반인에게 현대 수학을 설명해 놓은 글들을 읽는다.

 

<과학 공부방법>
1. 언제나 기본 개념들을 정확히 이해한다.
2. 주위 자연현상들을 내가 아는 지식으로 설명해 본다.
3. 자연현상의 원리는 실제 데이터를 찾아 분석해본다.
4. 현대 이론, 고전 이론과 비교해 본다.
5. 과학사에서 오래되고 유명한 논쟁을 조사하고 그 논쟁에서
과학자들이 이용했던 논리와 과학적 방법을 공부한다.

 

2007년 5월 21일자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섹션에서(stud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