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잊었던 꿈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6. 6. 05:18

너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꿈이나 바람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슬그머니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소중한 꿈을 잊고 사는 때는 또 얼마인가.

캐나다의 감춰진 아름다움을 발견하여 글로 옮기겠다는 생각을 한지가 오래 지나지 않았다. 자연은 물론이요 캐나다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나 역사를 찾아내어 글로 써 보면 어떨까싶었다. 노바스코시아를 여행하며 풍광을 화폭과 원고지에 담아보자고 장광의 화백과 호기롭게 이야기도 나누었다. 하지만 노바스코시아에서 오신 두 내외분을 만날 때까지 나는 그 생각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장화백 내외와 점심을 함께 한 후 노바스코시아에서 손님이 왔으니 함께 만나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뵌 적이 없는 분이긴 하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그렇게 하겠노라고 응하였다. 내심  어떤 분들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만나보니 두 내외분은 순수함을 그대로 지니신 분들이었다. 수산물 가공 사업을 하시는 분답게 도무지 꾸밈이 없으셨다. 노바스코시아에서 오신 한국 내외분을 만났다는 반가움 때문인지 아주 가까운 분을 뵙는 듯하였다.

한국과 같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을뿐더러 사람들도 모두 순박하다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배를 타고 나가 바다가재를 잡아들이는 어부들 이야기를 들을 땐 군침이 돈다. 아무것도 넣지 않고 푹 쪄내어 먹어도 그렇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세상에 아무 염려도 없는 사람들 같다. 빨간 머리 앤이 뛰어놀던 무대도 그다지 멀지 않으리라. 토론토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노바스코시아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말씀하실 때 문득 예전에 꿈꾸었던 꿈을 다시 기억해내었다. 캐나다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감추어진 아름다움과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글을 써도 그 글이 그 글 같다는 생각에 필을 놓은 지 두 달여. 노바스코시아에 대한 희망과 그리움, 그곳에서 온 두 내외분으로부터 느껴지는 훈훈한 사람냄새에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한 열흘 시간을 내어 노바스코시아와 핼리팩스 프린세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를 돌며 그곳의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곳의 역사와 문화에 빠져보고 싶다. 그리고 그 보고 들은 것들을 이야기로 옮기고 싶다. 언젠가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글을 쓰는 사람이 글을 잊고 산지 두 달여. 사실 잊어도 잊은 것이 아니었다. 하루도 써야한다는 중압감을 떨쳐버린 적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왔다.

이제 그 때가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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