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꽃들에게 사랑을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6. 9. 08:29

집을 아름답게 가꾸며 사는 것이 캐나다에서 사는 즐거움 중 하나다. 넓지 않은 뜰에 잔디를 걷어내고 나무를 심고 싶었다. 어설프게 건드렸다가 조잡해지면 안 하는 것만 못하겠다 싶어 금년엔 현재의 상태로 두기로 하였다.

결정을 하고서도 밖을 내다보면 어쩐지 단조롭고 밋밋해 보인다. 화분에 꽃이라도 심어 내다놓으면 어떨까 싶다.

가까운 가게에 들러 마음에 드는 꽃 몇 종류를 골랐다. 집으로 돌아와 한쪽 귀퉁이에 쌓아두었던 화분들을 꺼냈다. 넓은 화분으로 옮겨 심으니 기분이 좋은지 향기로운 냄새를 사방에 퍼트린다. 물을 듬뿍 준 후 주변과 잘 어울리는 곳에 가져다 놓았다.

심은 지 한 달 여. 요즈음 이들을 바라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있다. 이른 아침 물을 주면 반갑다는 듯 상큼한 냄새를 퍼트린다.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는 듯 미소 짓는 녀석들이 사랑스럽다.

기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미세한 자극에도 반응을 한다. 부는 바람에도 반응을 하고, 흩뿌리는 가랑비에도 반응을 한다. 날아드는 벌 나비를 반갑게 맞이한다.

하나의 꽃잎이 피었다 떨어지면 또 다른 꽃잎이 수줍은 봉오리를 피어 올려 함박웃음을 터트린다. 다소곳한 백합이며 고개 숙여 피어있는 청사초롱, 화려함을 뽐내는 제라늄과 거베라를 보며 생명의 경이를 느낀다. 

삶의 기쁨이 어디 크고 좋은 것에만 있으랴. 피어나는 꽃을 바라보는 것,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는 것, 잘 정돈된 정원을 보는 것, 자연경관과 어울려 피어있는 야생화를 보는 것,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음에도 있지 아니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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