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듯 보이지만 크로버는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 뿌리가 서로 연결되어있고 땅속깊이 박혀 제거하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강인함이 아일랜드 사람들 눈에 들어 민족을 상징하는 풀로 삼지 않았을까.
아일랜드 사람들은 강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특유의 억양으로 빨리 말하면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 어렵다. 언어 속에도 고집스러움이 담겨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와 조상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지녔다. 제임스 조이스를 비롯한 아일랜드 출신 작가나 축구 스타 조지 베스트를 큰 자랑으로 여긴다. 고향에 대한 자부심, 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자긍심이 그들을 지탱케 하는 힘이 아닐까.
크로버가 아일랜드 인에게 어울리는 풀이라면 우리 민족에게 어울리는 풀은 민들레일 터이다. 바위틈이든 자갈밭이든 뿌리를 내리면 끊임없이 올라오는 강인함. 아무리 척박한 환경이라도 한번 자리를 잡으면 인근을 온통 민들레 밭으로 만드는 힘이 고난을 받아도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의 민족정신과 흡사하다.
민들레의 맛은 쓰다. 하지만 쓴 맛이 오히려 입맛을 돋워주는 약이 되기도 한다. 급한 성격 탓에 더러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국제 사회 속에서 약방감초 역할을 하며 더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날도 머지않았다.
크로버와 민들레가 서양 사람들이 혐오하는 식물일지 모르나 끊임없이 뿌리를 내리고 번성하는 그 정신만은 본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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