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만레사 수도원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6. 12. 12:04

 

침묵수련회에 들어왔습니다. 나흘 동안 말을 하지 아니하고 침묵하면서 나를 만나고, 절대자를 만날 것입니다. 나를 창조하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일 것입니다. 내 몸이 말하는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분주하게 사느라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등 근본적인 질문을 잊고 산 적이 많았습니다. 며칠 동안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습니다. 며칠 동안 내 몸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나와 대화하고 싶습니다. 나무와 풀벌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후, 김인숙 집사님이 세상을 떠나신 후 마지막이라는 게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불현듯 떠나야 하는 게 인생임을 깨달았습니다.

한 부자는 곳간에 곡식을 쌓아 앞으로 잘 먹고 잘 살자고 하면서 열심히 일만 합니다. 부자가 모르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오늘 밤 절대자께서 부자의 생명을 거두어 가시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오늘 밤 생명을 거두어 가시면 곳간에 쌓아둔 곡식이 아무 소용이 없는데 말입니다.

이런 비유가 나에게도 꼭 같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아버님과 김인숙 집사님의 경우를 통하여 배웠습니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더 가지고 싶습니다. 나뭇잎의 푸르름을 통하여, 떨어지는 빗방울을 통하여, 나뭇잎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습니다.

바람이 되어 자유로이 날아가고 싶습니다. 빗방울이 되어 땅으로 스며들어도 보고 싶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으로 우주에 거하고 싶습니다. 영원함 속에 안식을 누리고 싶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얻기에 너무도 급급하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는 게 어쩌면 절실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캐나다에 와서  2년 반가량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돈만 까먹었습니다. 이러다가는 나중에 곤란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후가 막막할지도 모른다 싶었습니다.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법 많은 돈을 주고 비즈니스를 샀습니다. 시작한 지 일년 만에 매상도 제법 올리고 비즈니스의 가치도 많이 올렸습니다. 처음 살 때의 가격보다 세 배나 가치를 올렸습니다. 어느 날 리스를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삼 개월 전에만 알려주면 아무 조건 없이 나가야 한다는 계약 조건이 있었지요. 그 조건에 의하여 나가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가게를 사기 위해 지불하였던 로열티를 돌려받지 못함은 물론 년 팔만 오천 불의 수입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동일한 수준의 가게를 사려면 이십만 불 이상을 주어야 살 수 있으니 낭패입니다.

감사한 일은 하나님께서 평온한 마음을 주신 것입니다. 담담히 받아들이며 하나님의 뜻을 묻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3월 중순 한국에서 피검사 결과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200 이내여야 정상이고 240까지는 경고, 240이 넘으면 위험한 수준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300에 가까운 수치가 나온 것이지요. 한국의 내과 의사는 당장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동맥경화 증세도 있다고 했습니다. 2개월가량 운동을 해보고 차이가 없으면 그때부터 약을 복용하겠노라 약속했습니다.

토론토에 와서 피검사를 다시 했습니다. 피검사를 하여 결과가 나쁘고 콜레스테롤 약을 먹어야 한다면 먹겠다는 생각이었지요. 가정의는 검사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당 수치도 정상이라고 말하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처럼 음식 조절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괜찮겠다는 말입니다. 다행한 일입니다. 콜레스테롤 레벨이 정상이라는 이야기에 힘이 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자신을 돌보며 감사하며 살고 싶습니다.

의사를 만난 후 피커링에 있는 만레사 수도원(MANRESA, JESUIT SPIRITUAL CENTRE IN PICKERING, www.manresa-canada.ca)에 왔습니다. 3 4일 동안의 침묵수련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곳에서 평온한 시간을 가지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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