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살아가는 이야기(시니어 대학 픽업 자원봉사)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5. 25. 00:32

매주 목요일은 시니어대학에서 강의가 진행됩니다. 지난 4월초 시작되었는데 6월말까지 진행될 예정이지요. 아침 9 30분 핀치(Finch)역으로 나가 학생들을 픽업하여 강의가 있는 본 시니어 대학(Vaughan Senior College)까지 모시고 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자원봉사인 셈이지요.

오늘도 네 분의 학생들을 태웠습니다. 학생들이라고 해도 연세가 육십이 넘으신 분들입니다. 예쁘게 화장도 하시고 멋도 부리셨습니다. 차림이 예쁘다고 칭찬 해드리니 좋아하십니다. 한국 아줌마와 중국 아줌마를 어떻게 구별하는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한국 아줌마들은 아무리 바빠도 화장을 하고 나오고 중국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맨 얼굴로 나온다. 화장을 한 얼굴이면 한국인이요 맨 얼굴이면 중국인이다.”

라고 말했더니 맞는 말이라며 손뼉을 칩니다. 마침 차에 타신 분 중 중국 연변 출신이 계셔 거짓이 아님을 확인해 주기도 하셨지요. 차에 타신 네 분은 예쁘게 화장도 하고 꽃단장을 하셨으니 한국 분이 분명합니다.

네 분 모두 캐나다에 오신지 20년은 족히 넘었고 30년이 넘은 분도 계십니다. 개인적으로 고국이 그리울 때가 잦은데 어떠시냐고 물었습니다. 자신들도 그렇게 느낀다고 합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국에 들어가도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것이라 했습니다. 캐나다도 내 나라 같지 않고 한국에서도 이방인 같으니 영락없는 보헤미안입니다. 어쩌면 이 세상 삶 자체가 나그네 길이지요.

 차를 타고 오는 길에 공동묘지를 지나왔습니다. 동네 가운데 비석이 많이 세워진 곳입니다. 묘지라기보다는 공원이라고 해야 더 적당하지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묻히는 게 좋을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녀들이 원하는 곳에 있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의견이었습니다.

고향이 연변이신 할머니는 2009년에 남편이 돌아가셨는데 고향에 묻히고 싶어하여 중국 땅에 장사 지냈다고 합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화장을 한 후 유골을 부모님 계신 곳에 뿌려 달라고 부탁했더니 자녀들이 아버지 계신 곳이 어떠냐고 묻더랍니다. 이승에서 그만큼 싸웠으면 되었지 저승에까지 가서 싸우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는 말에 박장대소 했습니다. 어떤 분은 수목장이 좋은 듯하다고 말씀하십니다. 모두들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시니어 대학은 유월 말까지 진행됩니다. 매년 봄에만 열렸는데 올해는 가을에도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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