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신기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12. 23. 10:11

    스리랑카의 타밀족 출신 나바 내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탄압을 많이 받은 민족이라 그런지 정감이 넘칩니다. 따뜻한 인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바의 남편은 목사님입니다. 20년 전 힌두교에서 개종한 후 바이블 컬리지를 거쳐 목사님이 되었습니다. 타밀 음식을 함께 먹으며 사람 사는 정을 나누었습니다. 어느 곳이나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이었습니다. 

나바의 집은 제인과 메이저 맥 근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원더랜드가 바로 옆입니다. 지하실을 꾸며 세(Rent)를 주고 있었습니다. 렌트에서 나오는 돈으로 모기지(집을 살 때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융자금)를 갚는데 보태겠지요.

 

지난주 일요일 핀치선 상 베이뷰와 영 사이에 있는 지인의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이십 명 이상이 모여 파티를 해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넓습니다. 들여놓은 가구는 모두 엔틱입니다. 손으로 깎아 만든 것이라 보기에 좋습니다. 운치를 더한다고 할까요? 집 분위기와 썩 잘 아울립니다. 훗날 가구들을 자녀들에게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값이 나가는 좋은 가구의 경우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게 전통입니다. 

 지인은 20년 전에 30만 불을 주고 집을 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위에서 170만 불을 주겠다며 팔라고 부추깁니다. 최근 지하실을 꾸며 방을 만들었습니다. 각각의 방에는 별도의 샤워시설을 설치하여 세입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였습니다. 이렇게 지하실을 꾸민 후 세를 놓겠다고 벼룩시장에 광고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이 있다고 연락을 해왔고 보는 사람마다 들어와 살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지하 3개의 방 모두를 렌트로 내주고 있습니다. 큰 방 하나는 700, 작은 방 두 개는 600불씩 받습니다. 2,000불가량의 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든든한 용돈이 생긴 것이지요. 집 하나 잘 사서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니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영과 베더스트 사이 스틸즈 인근의 집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싶습니다. 뒷마당이 넓어 텃밭을 가꿀 수 있고 지하실로 들어가는 별도의 입구가 있어 방으로 꾸며 세를 놓을 수 있는 집이라면 관심을 가질만 합니다.

 

간밤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자 내린 비가 얼음으로 변하여 빙판길로 바뀌었습니다. 집 앞에 세워놓은 차가 꽁꽁 얼어붙어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앞 유리창에 두껍게 쌓인 얼음을 깨는데 한 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크고 작은 나무엔 얼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나무는 가지를 축 늘어뜨렸습니다. 얼음무게를 못 이긴 고목이 쓰러지며 전깃줄을 끊어버렸습니다. 곳곳에 전기가 나갔습니다. 집집이 차고의 문을 열지 못하여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서니부룩 병원(Sunnybrook hospital)과 토론토 이스트 제너럴 병원(Toronto east general hospital)도 정전사태로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여 아우성입니다.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아 자동차도 거북이걸음입니다. 시 당국에서는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집 앞에 쌓인 얼음을 깨느라 분주합니다. 자신의 집 앞에 쌓인 눈이나 얼음을 치우지 않아 지나다니던 행인이 다치기라도 하면 소송을 당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몇십 년 만에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신기해합니다.

자연현상 앞에 울고 웃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신기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2013-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