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방 거실에 앉았습니다. 태양이 서쪽으로 지고 있습니다. 석양이 비치는 오후 푸른 빛을 띠고 당당히 서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봅니다. 오른손에 횃불을 들고 바다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스테튼 아일랜드 브리지도 보입니다. 맞은 편은 브루클린입니다. 뉴저지 쪽 하버는 이번 강추위에도 얼어 붇지 않았습니다. 하버의 오른쪽 해가 지는 방향으로는 사이언스 센터가 있습니다. 앉은 자리의 좌측 옆은 맨해튼입니다. 세계 무역센터 빌딩 자리에 들어선 프리덤 타워도 보입니다.
2014년 계획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메디칼 필드의 인턴과정에 있는 큰 아이는 시험이 무척 많습니다. 그 많은 시험을 아무렇지도 않게 감당해가는 걸 보면 장하다 싶습니다. 2014년 계획 중 상당 부분은 이 시험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둘째는 지난 일 년 동안 대학과정의 공부를 하느라 정부로부터 빌린 돈 OSAP(Ontario Student Assistant Program)대출을 거의 갚았다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가진 후 OSAP 론(loan)을 갚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5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립니다. 일 년 남짓한 기간에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는 건 칭찬해 줄 만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4년에는 신앙적으로 ‘구원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 싶다고 했으며 한 해 동안 성경 전체를 읽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신을 위한 투자로는 라식 수술을 고려하고 돈도 좀 모을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해엔 더욱 적극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Realtor)로서의 역량도 키워갈 생각입니다.
하버드 대학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목표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3%만이 글로 적은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0%는 목표는 있었으나 글로 옮겨 적지는 않았습니다. 나머지 60%는 목표가 희미하며 수시로 바뀌었고 27%는 목표 자체가 없었다고 합니다.
조사 후 25년이 지나고 확인해 보니 목표를 적은 3% 학생들의 연봉합계가 97% 학생들의 그것보다 더 많았다고 하지요. 목표는 있지만 글로 적지 않은 10%의 사람들도 비교적 유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목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산 60%의 사람들은 보통의 생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반면 목표가 전혀 없이 산 사람 27%의 사람들은 도움 받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사람들이 되어있었습니다.
'꿈을 날짜와 함께 적으면 목표가 되고, 목표를 잘게 나누면 계획이 되며,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꿈이 실현된다'고 하지요. 동기부여 전문가이자 베스트 셀러 저자인 '그랙 S.리이드(Greg S. Reid)'의 말입니다.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매일같이 되뇌며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결과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것임이 자명합니다.
각자의 목표를 나눈 후 큰 아이가 묵고 있는 콘도미니엄 1층에 위치한 펍으로 향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밤 열 시를 넘긴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옵니다. 친구들과 큰 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는가 하면 가족 식구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삶을 즐기며 사는 모습들이 보기에 좋습니다.
가족 간에도 다툼은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식구들도 작은 일을 가지고 다투는 바람에 오후 시간이 되어서야 2014년의 목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날 오전에 하기로 했던 일이었지요. 다툼이 있더라도 결국은 서로 이해하고 인정한 후 화해의 잔을 나눌 수 있으니 감사합니다. 사람 사는데 불일치와 다툼은 있게 마련이지요. 그런 사실을 인정하면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화평과 화해, 일치와 불일치의 의미를 되뇌어 봅니다.
2014년 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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