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를 위한 봉사에 참석하다. 이웃을 섬기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 기쁜 일. 오늘은 정무근, 정애희, 김덕만, 이기영 집사, 이기대, 김희체 장로께서 오셨다.
저녁 식사를 하시고 주무신 후 아침까지 드시고 떠나시는 손님들. 맛있게 드시고 편히 쉬다 가실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분들이 머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지만 어쩐지 죄송스러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사진을 찍는 게 무슨 대수랴.
살다 보면 언제라도 어려움을 당할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삶. 이를 위해 수고하는 여러분이 계시니 감사하다. 이렇듯 더불어 서로 섬기며 살 일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글 '어느 노숙인의 기도'를 올려둔다.
<어느 노숙인의 기도>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 일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쉽고 짧았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따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 하겠노라 이를 깨물든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할까 조바심 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든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 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 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 하며
석촌공원의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춘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 소주를 벗 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 발 사서
청계산 소나무 에 걸고 비겁한 생을 마감 하자니
눈물을 찍어 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돼! 아빠 "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 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걸어가야지...
2014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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