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가을 찬가/閑素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7. 9. 21. 05:23

<가을 찬가/閑素>

 

아침이슬 촉촉이 내려

대지를 적시고

고추가 붉게 익어가는

가을입니다

 

호박은 누렇게

크기를 더해가고

단풍나무 색동옷으로

갈아입습니다

 

발길이

뜸해진 사이 들꽃은

노랑 빨강 하양 보라 초록

파스텔 물감을 덧입었습니다

색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겸손히 하늘을 바라봅니다

 

토마토 이파리가

사명을 다했다는 듯

줄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뒤늦게 피어난 새순은

철모르는 아이들처럼

부지런히 줄기에서

물을 길어 나릅니다

 

팔랑이는 이파리 사이로

숨바꼭질하는 새들은

바뀌는 계절을

아쉬워 하듯

처량한 노래를 부릅니다

 

주여

뒤뜰로 나와

당신이 지으신

세상을 바라봅니다

찬연한 가을빛이 

깊숙이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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