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12세 때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다. 중·고교, 대학, 대학원을 모두 미국에서
마쳤다. 당연히 영어는 네이티브 스피커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종교학 석사를 마친 후에 중국의 베이징대에서 중국어를 2년 공부했다. 그 다음에는
일본의 도쿄대, 러시아의 모스크바대를 각각 2년씩 다니면서 그 나라 언어를 익혔다. 모국어인 한국어까지 포함하면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청춘을
모두 외국어에 바친 셈이다.
그가 밝힌 외국어 공부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그 나라 언어로 쓰인 ‘통사(通史)’ 한 권을 교과서로 삼아서
달달 외울 정도가 되어야 한다. ‘통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종교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서 여러 분야의 단어를 접할 수 있다.
그 나라에 대해서 종합적인 안목을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는 소리 내서 읽어야 한다. 소리를 크게 내면 오감(五感)이 모두 작동한다.
오감이 모두 작동해야만 깊이 기억된다.
셋째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매일 읽어야 한다. 박 도사는 수도승처럼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서 1시간
반 정도를 소리 내서 읽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다. 먼저 베이징대 역사 전공 학생들의 교과서인 ‘중국사강요(中國史綱要)’를 30분 정도 읽고,
일본 고교생들의 역사교과서인 ‘상설일본사(詳說日本史)’를 읽는다. 그 다음에는 모스크바대 역사교과서, 시카고대에서 출판한
‘서구문명사’(History of Western Civilization), 그리고 한영우 교수가 쓴 ‘우리 역사’를 읽는 순서이다.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들은 노트에다가 발음기호와 뜻을 기록해 놓기도 한다. 넷째는 그 나라의 이성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는 점이다. 동성 친구보다 이성 친구가
훨씬 애정을 가지고 도와준다고 한다.
박 도사는 요즘 낭인 생활을 청산하고 CJ의 물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6년 1월 23일 조선일보 조용헌 컬럼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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