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생물 시간이었다. 나는 처음으로 척추동물들의 진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물고기 지느러미, 새와 박쥐의 날개, 말 앞다리, 고래
앞지느러미와 사람의 팔, 이들 모두 근원이 같다 하니 당시 내겐 참 놀라운 일이었다. 대부분 진화를 거듭한 것들만 생존할 수 있었다 한다.
환경에 맞춰 살아남기 위해 그 모습을 변화시켜 왔기에 지금은 모습이 달라졌다고 한다. 지구상에 살아남은 생물은 ‘강한 자’가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한 자’(적자)인 것이다.
변화에 즉시 대처하지 않아 죽음을 맞게 된 개구리의 이야기가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의 실험실에서
행해진 간단한 실험이었다. 연구진이 개구리 한 마리를 차가운 물이 담긴 비커에 넣었다. 분젠 버너 위에 그 비커를 놓고 1초에 0.017도씩
물이 데워지도록 불꽃을 조절해 놓았다. 서서히 물이 데워지고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온도는 계속 올라가는데도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서서히 죽어갔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화에 대한 호기심이나 변화를 바라는 마음은 있으나
그 변화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지식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자세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행동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조직의 변화를 두려워 한다.
필자가 만난 몇몇 경영자들의 말을 들어 보면, 변화를 두려워하는 회사들이 의외로 많았다.
변화를 앞서 준비한 이들에겐 부가
따랐다.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을 준비한 ‘지주’에게 부(富)가 따랐고,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을 준비한 공장주에게도 부가 따랐다. 제3의
물결을 준비한 신흥 부자들의 이야기 역시 우리는 너무나 잘 안다. 코스닥을 통해 엄청난 부를 이룬 정보기술(IT) 기업주만도
몇인가.
누구나 인정하는 S전자란 회사가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다. 그 기업은 “냉혹한 해외시장에서 시장을 선점한 1등만이
살아남으며, 2등은 영원한 꼴찌”라는 생각으로 일한다. 이 기업은 현재의 기업 환경이 혹독하고 냉엄해 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며 한시도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자리를 고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한마디로 ‘변화의 시대’이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세상은 끊임없는 변화를 거치며 발전해 왔지만, 오늘 우리 세대가
경험하는 변화만큼 그 넓이와 깊이와 속도에 있어 혁명적인 시대도 없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이대로 안주하고 싶어한다.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에게는 발전이 있을 리 없다. 안일한 생각과 나태한 생활은 인간을 퇴보 속으로 몰아넣는다. 실패로
인한 좌절감과 고독 그리고 아픔을 두려워하지 말자. 새로운 일에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 세상은 변하는데 당신만 변하지 않는다면 그건 곧 도태를
의미한다. 당신이 바보가 아니라면 더 이상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2006년 1월 21일 경향신문 기고란에 실린 정순원님(트렌드컬럼니스트)의 글에서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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