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실패를 통하여 성숙한다

 <삶은 실패를 통하여 성숙한다>

 

실패나 시련은 한 인격체를 성숙하게 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하는 일마다 성공하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며 승승 장구하게 되면 어려운 사람의 실정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처절한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고 이런 이해가 바탕이 된 넉넉한 마음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게 된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실패는 거의 없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50세를 눈앞에 두고 참으로 긴 시련의 시간을 보냈다. 좋은 성과를 내며 부하 직원들과 멋지게 일하던 때 다른 사람의 모함에 의하여 난데없이 보직해임을 당한 것이다. 사장이 바뀐지 얼마되지 않은 차에 업무나 부하직원의 면면을 일일이 파악하기도 전에 정치적인 소용돌이에 휘말려 다른 사람으로부터 모함을 받았고 정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사장이 나의 직속상사를 보직해임하면서 나까지 보직해임을 해 버린 것이었다. 이 때부터 일년의 시간은 정말 시련의 시간이었다. 부하직원은 물론이고 주변의 임직원까지 모두들 이해하지 못할 부당한 인사라고 안타깝게 생각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실력면에서는 남에게 결코 뒤지지 않음은 물론 열심히 일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토당토 않는 모함에 의해 시련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얼마가지 않아 모함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알려지긴 했지만 이 일로 인하여 나는 퇴직을 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까지 몰렸다.

 

이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능력이 없는 사람을 무조건 부족하게만 여기던 시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시련은 남의 입장에서 사람을 이해하는 포용력을 가지게 하는 양약이었다.

 

어떤 사람이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 받아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다면 그는 어쩌면 세상을 잘 모른다고 해서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통합된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세익스피어는 ‘복된 사람이란 인생의 온갖 고초를 두루 겪으면서 조금도 내색이 없고 운명이 해치거나 돕거나 다 같이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어 격정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고초를 겪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인간적 성숙을 기대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처럼 모진 비바람과 지루한 장마, 격심한 가뭄이나 한파를 겪어 보지 않았으므로 어려움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익스피어는 온갖 고초를 두루 겪으면서도 이를 초월하여 평온할 수 있는 사람,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복된 사람이라고 말한 것일게다. 

 

‘폴 트루니에’는 그의 저서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서 ‘모든 인생은 모험이며, 모든 모험에는 그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인생의 길이란 언제나 실패들로 점철되어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실패가 없는 인생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실패를 통하여 성숙함, 실패는 곧 목적을 이루어가는 과정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극작가 버나드 쇼는 ‘나는 무엇보다 성공을 두려워한다. 성공한다는 것은 이 땅에서의 일을 끝냈다는 뜻이다. 인생은 오직 여전히 되어가고 있을 때만 그리고 뚜렷한 목표가 뒤가 아닌 앞에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라고 말한다.

 

성공했다고 자만할 때 그때는 이미 후퇴하고 있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의 가치가 성공에 의해서 보다는 부당한 실패를 견디는 방법에 의해 더 잘 측정 할 수 있음을 안다. 우리는 무한정한 성공보다 사람에게 더 위험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폴트루니에가 그의 저서 ‘모험으로 사는 인생’에서 한 말이다.

 

삶은 실패를 통하여 성숙한다.

<2004/9/20이택희>

 

 

 

<2004/9/10이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