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ermination·청년

친구들아 화이팅!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6. 7. 4. 17:28

<친구들아 화이팅!>

 

   나이 50이면 직장에서 나와야 한다. 아이들이 대학을 다니거나 막 대학에 들어가 돈이 많이 들 때인데 직장에서 나오게 되면 수입이 끊겨 살길이 막막하다. 넉넉하진 않지만 남에게 꾸지 않고 살게 될 정도라도 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암담하다.

 

    출근하자마자 M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이 대학 저대학에서 강사생활을 하며 지내왔다. 사회사업에 관심이 많아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 일, 어려운 가정의 아이를 돌보아 축구선수로 키우는 일 등 이런 저런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다. 경제적으로 돈을 벌어 내 자식 내 식구 챙겨야겠다는 생각보다 남을 위해 일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은 것이다. 친구의 경우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건 자신이 아니라 오히려 아내였다. 아내는 사회복지법인 어린이 집을 운영하며 여기서 나오는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왔다. 아내가 운영하던 사회복지법인조차 빛을 청산하기 위해 내 놓아야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월세집을 구해야 하는데 갑자기 이천만원 정도의 펑크가 생겼다며 답답함을 하소연하는 전화를 해왔다.

 

   점심시간 즈음하여  K가 사무실로 찾아오겠다고 전화가 왔다. 친구는 학교 졸업후 바로 모 증권회사에 입사를 하여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직책은 부장. 하지만 최근 직장을 떠나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는 중인가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알겠지만 증권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 본인이 증권에 투자하여 집까지 날린 경우를 여러번 들었다. 회사는 나오더라도 제발 그런 안타까운 일을 당하지 않아야 할터인데...

 

    B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머리도 좋고 축구도 잘하고 인간성도 좋아 인기가 있었다. 70년대 초반 고등학교에 다닐 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따로 모아 공부시키는 특별반이라는게 있었는데 친구는 늘 특별반에서 공부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지방에서는 제일 알아주는 국립대학에 들어갔다. 친구 역시 남을 위한 일이라면 늘 발벗고 나서는 멋진 친구였다. 친구가 어떤 인생의 괘적을 거쳤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나 나중에 들은 바로는 택시운전까지 했다고 한다. 

 

    친구에게 종양이 발견된 것은 운명하기 6개월전. 치유를 위해 갖은 노력을 하였지만 허사였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친구의 장례식에 동기들이 그렇게 많이 모인 걸 보지 못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래도 제법 알아주는 고등학교를 나왔고 대학은 기본이요 대학원까지 나와 열심히열심히 살아왔건만  나이 50이 되어서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한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젊은 시절 꿈을 함께 나누었던 멋진 친구들에게 화이팅!을 외친다. 친구들아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건강한 몸이 있잖아. 욕심을 줄이고 막걸리 한사발 나누며 세상사는 이야기 나눌 친구도 있잖아!.

 

 <2006년 6월 28일 이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