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ermination·청년

친구의 쾌유를 빌며...(삶을 사랑하라)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6. 8. 30. 13:49

<친구의 쾌유를 빌며(삶을 사랑하라)>

 

    친구 K가 병원에 입원을 하였다고 해서 문안을 다녀왔다. 20년지기인 친구는 정보통신 계통의 대기업과 세계적인 정보통신회사에서 제법 잘나가는 사람중 한사람이었다. 누구나 부러워할 직장엘 다니며 연봉도 많이 받았고 주말이면 산행을 하거나 골프를 하여 운동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다. 건강에는 자신이 있어 감기 한번 앓지 않고 지냈다.

    친구는 최근까지도 부산출장에다 골프라운딩에 정신없이 지냈다고 한다. 7월 어느날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받긴했지만 여름에 더위를 먹어 그런가보다 운동을 하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계속 배가 아프고 몸에 힘이 빠져 감기몸살인가보다 하고 약을 좀 지어 먹었다. 약을 먹어보고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리라 생각했다.

    결국은 8월 4일 서울에서 규모가 가장 큰 병원중의 하나인 H병원을 찾았다. 병원의 진단결과는 90%이상이 암으로 보이고 배에 복수가 찬것으로 미루어 거의 말기암 상태라는 청천 벽력같은 소식이었다. 정밀진단 결과 병원에서는 췌장암 말기로 입원치료할 단계가 지났으니 정기적으로 병원에와 배에 찬 복수를 뽑고 항암주사를 맞으라는 선고였다.

    내가 친구를 찾았을 때는 막 복수를 빼고 있을 때였다. 배에 호스를 꽃아 침대 아래의 병으로 물을 뽑아내고 있었다. 한 병을 받아 냈는데 또 다른 병으로 계속 물이 흘러 나온다. 얼굴은 광대뼈가 튀어나와 보일 정도로 여위었으며 팔과 다리도 많이 약해져 있다. 어떻게 이렇게 될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는지 미련하기가 곰같다는 생각을 했다. 본인은 워낙 건강했으니 심한 병에 걸렸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산에 다니고 골프 등 운동만 열심히 하면 건강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았단다.

    병석에 누운 친구는 농담도 하고 가끔 웃기도 하는 등 병에 차분히 잘 적응 하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꼭 낫겠다는 의지도 있고. 속으로 병을 앓으면서 오히려 더 큰 사람이 되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건강할 때는 건강의 소중함을 모른다. '나는 늘 건강하려니' 하여 몸 돌보기를 소흘히 하기 쉽상이다. 병상에 누운 진배에게는 찾아와 주는 친구들이 고맙기도 하려니와 친구들의 건강한 모습을 볼 때 부러움이 있을 것이다. 축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건강하게 살수 있는 것 그 자체가 가장 큰 축복이다.

    아침에 읽은 글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삶을 사랑하라. 매순간을 음미하라. 인생을 사랑하라는 말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생을 사랑하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일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생각, 감정, 풍경, 소리 등 살면서 겪는 모든 일들과 인생의 도전을 사랑하라.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오늘은 어떤 즐거운 일이 펼쳐질지 상상해 보라.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날 모든 가능성을 떠올려보라. 일상이 지겨워지기 시작하면 주변에 작은 것들 속에서 행복을 찾아보라.

    밤하늘의 별을 보라. 해가 뜨고 지는 장엄한 광경을 바라보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 곁에 찾아오는 세밀한 아름다움을 놓치지 말라. 인생의 기쁨이 번잡스럽고 분주한 일상에 파묻히지 않게 하라.

    삶의 순간순간을 축제로 만들어라. 

    간절한 마음으로 친구 진배의 쾌유를 빈다.

 

    (2006년 8월 마지막날 충무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