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토론토 부동산 저평가/도심콘도 입주자 세계화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7. 6. 11:23
    토론토 외곽 905지역. 옆집사람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도 외국어사전을 뒤적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들과 지겨운 「날씨」 이외의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는 즐거움도 있다.

  「국제고객」을 겨냥한 콘도들이 토론토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다수 「외국인 주택구입자」들은 가족 때문이든 사업상이든 토론토와 이런저런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울러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평가된 시장으로 생각하는) 토론토에 집을 마련한다는 것의 장점 및 투자성을 인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토론토에 돈을 투자하는 첫 번째 이유는 캐나다달러와 이곳 부동산의 장래성입니다. 투자할 가치가 자신들의 나라보다 높다고 보는거죠. 토론토의 체감안전, 적어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개 비용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에 꼭 맞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느냐에 집착하죠.』 「리전시 욕빌(Regency Yorkville)」 콘도의 마케팅 디렉터 셜리앤 베더씨의 말이다.

    리전시 욕빌의 개발업체들도 외국인 고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베이 스트릿과 욕빌 애비뉴에 세워질 이 18층짜리 콘도는 플라자코프(Plazacorp)와 하이라이즈(Hi-Rise Inc.)의 공동작품이다. 구입자들은 건축실무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앉아 자신이 입주할 유닛의 내부를 각자의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다. 마감재도 제조업체를 직접 고를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베더씨는 리전시 욕빌이 외국인 바이어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중 하나로 이같은 고급마감과 맞춤형 서비스를 꼽는다.

    물론 외국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토론토의 최고노른자 욕빌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 또한 강력한 무기다. 이 프로젝트에는 두바이·싱가포르·뉴욕·그랜드 케이만·타이페이 등 그야말로 세계 도처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중 이곳을 주거주지(primary residence)로 삼기 위해 구입하려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별채」에 해당한다. 토론토에 머무를 때를 위해 마련해두는 집이자 투자수단이라는 것.

    베더씨는 『토론토에 콘도를 장만하는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사업상이든 개인이나 가족이든 이곳과 일종의 관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족이나 사업적 고리가 외국인들로 하여금 토론토에 부동산을 구입하게 만드는 유일한 이유는 물론 아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 토론토에 주택을 장만한다는 것은 현명한 투자로 여겨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토론토가 엄청나게 저평가 돼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만나는 외국손님들마다 하나같이 토론토가 얼마나 실제가치보다 낮게 평가돼있는지를 말하곤 합니다. 투자가치가 최고라는 거죠.』 베더씨의 설명이다.

    사실 비단 콘도뿐 아니라 토론토의 부동산시장 전체가 국제적으로 인기높은 투자지로 꼽히고 있다. 그 혜택을 보는 곳은 당연히 리전시 욕빌만은 아니다. 원 킹 웨스트(One King West)·새파이어 타워(Sapphire Tower)·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 타워 등도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는 건물들이다. 그렇다면 이들 건물이 수많은 평범한 콘도들과 달리 해외의 바이어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외국바이어들은 일반적으로 보다 크고 이름있는 구조를 원하는 반면 지역소비자들은 명성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스틴슨개발의 해리 스틴슨 대표는 지적한다.

     스틴슨개발은 킹/영 코너의 51층짜리 원 킹 웨스트와 리치먼드/베이의 88층 새파이어 타워를 분양중이다. 대부분의 구입자들은 토론토 일원 사람들이지만 외국국인들도 심심찮게 분양사무소를 찾고 있다고. "국제바이어들은 「뭔가 다른 것」을 찾습니다. 이들은 부동산투자에 대한 개념도 다릅니다. 해적들이 모래사장에 보물을 숨겨두는 것처럼 부동산을 삽니다. 캐나다부동산을 구입하는 이유는 안정적이기 때문이죠. 내일 당장 가격이 배로 뛸 일은 없지만 하루아침에 폭락할 위험도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뉴욕처럼 등락의 폭이 크지도 않고요. 토론토부동산은 최악의 상황이라 해야 가격이 제자리든가 약간 오르는 정도라는 이야기죠."

     리전시 욕빌에 입주하는 외국인들은 무엇보다 입지를 높이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필요한 모든 것들이 지척에 있는 집을 원한다. 스틴슨씨는 『서비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위치』라며 『다운타운에 살며 어디든 걸어갈 수 있고 택시를 손쉽게 잡을 수 있는 주거지가 바로 국제스타일』이라고 강조한다. 잘 알려진 브랜드 또한 중요하다. 베이/애덜레이드의 68층짜리 트럼프 호텔 & 타워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값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토론토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트럼프의 이름을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트럼프」라는 이름을 일종의 질로 간주한다.

    『외국의 돈은 트럼프를 좋아합니다. 외국의 바이어들은 트럼프 때문에 몰려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트럼프 호텔 & 타워의 마케팅디렉터 배리 랜즈버그씨에 따르면 트럼프와 탤론 국제개발이 공동개발하는 이 프로젝트는 유럽에서부터 미국·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분양홍보 역시 이에 걸맞게 국제적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판촉광고는 앞으로 미국과 유럽·아시아의 영자신문에 게재될 예정이다. 광고는 트럼프의 토론토관과 왜 부동산투자 적지로 토론토를 선택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랜즈버그씨는 『트럼프는 토론토 부동산시장, 특히 다운타운 노른자지역의 가치가 엄청나게 저평가돼있다고 믿는다』며 『살거나 일하거나 방문하고 싶은 건물이자 탁월한 투자수단이 될 프로젝트를 만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내셔널 포스트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