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늦은 저녁 나는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그때 알았다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지금도 영원히지나가버리고 있다고밥을 먹어야지나는 밥을 먹었다-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2013투명한 물결 아래희고 둥근조약돌을 보았지해맑아라,하나, 둘, 셋거기 있었네파르스름해 더 고요하던그 돌걸음마 시작한 손자 안고 거울을 본다손자도 거울 속을 들여다본다잠시 얼굴 돌려 골똘히 나를 올려다본다거울과 현실 그 사이에, 내가 있다거울을 넘어온 손자의 눈동자에 내가 가득 찬다거울 속 얼굴 돌려 나를 올려다보는 손자를 나도 본다내가 한결 더 맑아졌다그 눈길로 이 세상을 바라본다“아기의 눈빛으로 아기의 눈길로 세상을 바라보면 이 세상은 좀 더 온유해질 것이다. 매섭고 싸늘한 눈초리를 버리고 아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