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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지식, 자본이 일하는 시대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7. 7. 2. 21:08
   산업혁명 전까지 우리는 노동에 의한 부의 창출, 가치창조에만 의존해 왔다. 노동 즉 땀 흘려 일해야만 돈을 벌고 먹고 살 수 있었다. 유교적인 전통은 땀을 흘려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가치관을 강요한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며 노동만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산업사회는 자본의 가치 또한 노동의 가치만큼이나 중요해지게 된다. 기계화를 이루어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 생산의 도구인 기계를 도입하기 위해 자본이 필요하다. 자본을 투자하여 기계를 도입하고 도입한 기계로 생산을 하면 수익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하여 생긴 수익의 일부를 자본을 투자한 투자자에게 배분하게 된다. 자본이 수익을 창출하는 근원이 된 것이다.
    캐피탈리즘, 즉 자본주의 사회는 이런 자본의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자본이 있으면 이를 투자하여 수익을 재창출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자본을 가진 자는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 노동에 의한 가치가 일 더하기 일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면 자본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일 더하기 일 플러스 알파이다.  자본의 부가가치가 노동의 부가가치보다 더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노동이 가치가 없다거나 노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노동만이 전부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노동의 중요성 만큼이나 자본의 중요성도 인정하고 자본의 축적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상기했으면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 사회(capitalism society)에 살면서 자본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채 노동의 가치 즉 땀 흘려 일하는 것에만 가치를 부여하면서 열심히 땀 흘리고 노력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여겨왔다. 종자돈을 모으고 모은 종자돈을 주식 혹은 부동산에 투자하여 더 많은 소득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살아온 것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글은 미국의 티프스대 경제학 교수인 데이비드 데피스가 쓴 컬럼의 일부를 번역한 것이다. ‘기술의 변화로 노동보다는 자본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는 점도 있다. 무역이 노동계의 협상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은 있지만 이는 부차적인 요인이다. 예컨데 보잉사는 곧 첨단기종인 보잉 787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시애틀 공장에서 이 기종의 조립에 참여하는 인력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 소요 노동력은 과거에 비해 훨씬 줄었다.
      노동의 숙련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노동과 자본의 상대적 배분 비율에 변화가 있다면, 근로자들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은 자본을 소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연금저축에 들도록 장려하는 방식으로 이를 이룰 수 있다.’
      나 역시 부모님께 열심히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고 돈을 벌려고 애쓰면 돈은 오히려 벌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열심히 땀 흘려 일하라고만 가르치셨다. 부모님께는 미안한 말일는지 모르나 열심히 일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교훈이 예전에는 옳았을지 모르나 지금은 틀린 말이다. 또한 돈을 열심히 벌려고 쫓아다녀도 돈은 도망갈 뿐 잡히지 않는다는 말은 듣기엔 좋을지 모르나 사실이 아니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종자돈을 모으고 모은 종자돈을 잘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잘 살 수 있다.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어쩌면 재미있게 일하는 게 더 중요할 지 모른다. 재미있게 일하며 자기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 창의력을 가지고 남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해 보는 것, 새로운 발견을 통하여 자기만의 독특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나중에 큰 돈을 벌어줄 수도 있다. 아울러 목표를 세우고 돈을 벌기 위해 간절히 애쓰고 노력하면 돈도 벌린다. 막연히 열심히 노력하고 저축하는 사람보다 열심히 노력하면서 투자할 곳을 찾아 잘 투자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이제 '아껴서 잘 살아보세'는 옛말이 되었다. '내가 돈을 위해 일했던 시대에서 돈이 나릉 위해 일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국가나 사회가 잘 살수록 일해서 벌어들이는 소득에 덜 의존하게 된다. 세상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혜롭게 노력하는 자의 편이다.
2007년 4월 5일 이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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