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선배와 아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8. 9. 20. 23:45

 

얼굴 가득 미소가 좋았고 긍정적인 말과 행동에 호감이 갔다. 육십을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어린 아이 같은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수시로 툭툭 던지는 농담은 주위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돈을 많이 벌어 잘 쓰고 싶다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을 하였다. 꾸준함과 부지런함으로 노력하여 집을 사고 가게를 사고 옆 건물까지 사 들였다. 부정적인 말을 하고 불평하는 사람들과는 사는 방법이 다르구나 싶었다.

소식은 전해 듣고 있었지만 조용히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며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출가한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이 환해진다. 최근 벤츠 자동차를 선물하겠다고 제안 했었다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연봉 오십만불(오억원)과는 별도로 육백만불(육십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고 한다. 부모님을 위한 집을 사 드리겠고하여 토론토의 중심부에 집을 보러 다닌다고 한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애를 먹이던 아들이 이렇게 변할 줄 어찌 알았겠느냐며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학교에 다닐 때 공부는 하지 않고 친구들과 이곳저곳 어울려 다녀 애를 많이 태웠단다. 타고 다니는 차를 야구방망이로 부숴버리려고 자동차의 전면 유리를 야구방망이로도 두들겼단다. 잘 깨지지 않자 도끼를 가져와 부셨는데 다음날 부서진 차를 몰고 나갈 정도로 속을 썩이던 아들이었다니 과연 사실이었나 싶다.

하긴 너무 순종적이기만 한 자식보다 자신의 주장이 강하고, 하고 싶은 걸 확실히 아는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을 때 물불 가리지 않고 매진해 나가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은가.

아들은 어릴 때부터 이재에 밝았다고 한다. 서울에서 이화초등학교에 다닐 때 동네에서 발행되는 신문에 광고를 내여 하잘 것 없는 자신의 물건을 제법 비싼 값에 팔기도 했단다. 토론토에 와서는 중고 자동차를 사서 일 년쯤 잘 타고 다니다가 애초에 산 값보다 더 비싸게 팔아 부모를 놀라게 하기도 했단다.

어릴 적부터 목사가 되기를 원하여 그렇게 되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렸으나 자신은 돈을 많이 벌어 세상에 이바지하고 싶으니 제발 목사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지 말라고 통사정을 하더란다. 자신은 돈 버는 일이 재미가 있고 관심도 있어 그 일을 하겠다고 졸라댔단다.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캐나다 토론토로 이주해와 몬트리올의 맥길 대학에서 공부를 하였고 졸업 후 월스트리트에 진출한 경우라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들에게  꿈을 더 크게 가지라고 조언 하려던 차 진우군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듣고 있던 아이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첫째는 자신은 돈을 많이 버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하고 둘째는 나도 오빠처럼 돈 많이 벌어 아빠 주면 되잖아라고 퉁명스럽게 한다. 옆에 있던 큰 아이가 이말을 받아 자기는 절대 돈을 줄 수 없어라고 단호히 말한다.

가슴이 싸해진다. 누가 돈을 벌어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꿈을 가지라고 이야기 한 것뿐인데 이리도 썰렁한 반응을 보이다니. 나이 들어가면서 아이들에게 손 벌리고 싶은 마음은 추어도 없지 않은가. 그저 자기들만 잘 살아주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없을 터인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그리하지 않았나 싶다. 아버님께서 무어라 말씀을 하시면 반항부터 하고 보았던 기억이 있다. 특별히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그 사람과 다르다고 한사코 항변했었다. 나는 나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일 뿐이라며 퉁명스럽게 말했지 않았던가.

그래도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꿈을 이루려 열심히 노력해 가고 있어 감사하다. 학비며 생활비 보태 달라고 손 벌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있음도 고마운 일이다.

진우군의 성공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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