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페트릭 스웨이지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1. 11. 03:19

영화 사랑과 영혼의 주제가가 울려 퍼집니다. 가수의 그윽하고 감미로운 음성이 마음을 울립니다. 영하 십도에 가까운 차가운 날씨에 눈 쌓인 거리를 바라보며 듣는 음악이 한 잔의 따끈한 커피처럼 마음을 녹여줍니다. 젊은 시절 이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젖곤 했습니다.

사랑과 영혼의 주연배우였던 페트릭 스웨이지가 암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어 그런지 노래에 슬픔을 내포하고 있는 듯 들립니다. 나이가 들면 그 열정적이고 아름답던 사랑도 우정이란 이름으로 바뀌어가고 몸도 약해질 수  밖에 없는 모양입니다. 페트릭 스웨이지의 완벽한 몸매와 얼굴, 멋진 연기를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줄 곧  나도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도예작업을 하던 여주인공의 데미무어의 등 뒤에서 손을 잡고 진흙으로 작업을 하던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지요. 영화의 여운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있었습니다.

오늘자 신문 토론토 스타의 연예란에 암으로 투병중인 스웨이지가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폐렴 때문에 새롭게 시작될 텔레비전 쇼 '야수(The beast, 체널 A&E에서 방송 예정)'의  홍보투어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영원할 것 같은 정열적인 사랑도 시간이 가면 식어지고, 늘 완벽할 것 같은 몸매도 언젠간 왜소해 지는 게 우리네 삶이겠지요. 늘 잡으려 애쓰지만 결국은 놓아야 하는 게 인생입니다. 어릴 때에는 장난감을 잡으면 놓지 않으려하고 커서는 사랑을 잡으려 애쓰고 쫓아다니지요. 어른이 되어서는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잡으려 애씁니다. 그것을 쟁취하는 것이 내 삶의 전부인양 집착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더 이상 장난감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고 영원할 것 같던 사랑도 시들해 집니다. 인생을 마감할 때쯤 되면 돈과 명예 권력도 더 이상 쓸모  없는 것임을 알게 되지요. 결국은 다 놓고 떠나야 할 인생이니까요.

하지만 잡으려고 달음질 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열정적이고 집요하게 얻고자 하는 목표들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중요한 건 잡으려 달음질 하면서도 가끔은 가진 것으로 감사하고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내가 가진 것으로 누리지 아니하고 잡으려 달려가기만 하면 언젠간 놓아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크게 실망하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가진 것으로 만족하고 즐거워하며 나누며 사는 습관을 가지면 언젠간 놓아야 할 때 후회가 덜 하겠지요.

면도를 하지 않은 초췌한 얼굴로 웃고 있는 페트릭 스웨이지의 사진을 바라보며 우리네 인생과 삶을 생각해 봅니다. 마침 토요일 아침입니다. 페트릭 스웨이지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0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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