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눈을 치우며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1. 7. 23:54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는 12월 19일 캐나다 토론토에는 눈이 이십 센티나 내렸습니다. 눈 쌓인 거리에는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합니다. 이 곳 저곳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캐나다에서는 눈이 오면 자기 집 앞의 눈은 자기들이 치워야 합니다. 눈을 치우지 않은 내 집 앞에서 사람이 넘어져 다치기라도 하면 그 집에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한 번 눈이 내리면 많은 양이 내리기 때문에 차를 타고 나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눈을 치우지 않으면 안 되지요.

지난 해 겨울에도 눈이 너무 자주 내려 눈 치우는 일이 보통이 아니었는데 올해도 다리지 않으려나봅니다.

바로 옆집에는 중국출신인 아주머니가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계약을 하고 집이 지어지기를 기다리던 중 남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새로운 집에서 함께 살아보지도 못하고 남편을 잃은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사람들을 만나기를 꺼려하며 늘 집안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삶 가운데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특별히 어렵습니다. 혼자서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혼자서 힘든 일인지 알기에 옆집 사람들이 도와주기도 하지요.

오늘은 앞집에 사는 아저씨가 눈 치우는 기계를 가지고와 말끔히 눈을 치워주었습니다. 이렇게 이웃끼리 서로 돕고 사는 게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게 앞이 지저분하여 매일 아침 긴 시간동안 쓸기를 반복하였답니다. 아무리 쓸고 쓸어도 바람만 불면 휴지며 낙엽 등 지저분한 것들이 쌓이더랍니다. 어느 날 마음이 내키어 양 옆집까지 쓸어주었더니 내 집 앞이 깨끗해졌다고 하지요. 그래서 옆집 또 그 옆집 까지 쓸었더니 내 집 앞이 더 깨끗해지더랍니다. 얼마가 지나자 옆집 사람도 그 옆집 사람도 비를 가지고 나와 쓸기 시작했다고 하지요. 이렇듯 좋은 일을 하면 나도 좋아짐은 물론이요 이웃에도 기적이, 변화가 일어나나 봅니다.

0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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