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퀘벡 시티 2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1. 3. 09:52

퀘백 시티 1과 2를 통합하여 '퀘백에서'라는 이름으로 올려 두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무시하고 사진만 참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래 글은 수정 전 쓰여진 글

(퀘벡 시티 1에서 계속)

퀘벡의 구시가는 성으로 둘러 쌓여있다. 성문으로는 차와 사람, 관광용 마차가 지나다닌다. 문의 크기만 보면 우리의 숭례문이나 동대문보다 작아 보인다. 서울의 사대문으로 먹고 살기위해 몸부림치던 민초들, 조정에 일을 보러 올라오는 지방 관리들, 봇짐장수, 시골에서 과거를 보러 올라오는 서생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듯 퀘벡을 근거지로 살았던 이곳 사람들도 저 성문으로 그렇게 지나다녔을 것이다.

구시가지에 있는 많은 건물은 삼사백년 전에 지어졌음에도 완벽히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퀘벡의 구시가는 오래 전부터 세계인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구경거리 중 하나이다. 사토 프농트낙 호텔과 주변 광장은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개발바람이 불어 옛 모습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육백년 고도 서울의 모습이 떠오른다. 오대 궁궐을 제외하고는 옛 사람들이 살던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 아쉽게 여겨진다. 그나마 복원된 남산골 한옥마을이나 용인 민속촌 정도라도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올드 퀘백 시티의 작고 아담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벽난로 바로 옆 좌석이라 따듯한 느낌이다. 썰렁한 것보다야 따뜻한 것이 백번 좋다. 와인을 곁들여 저녁을 먹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이 많아진다. 옆 좌석엔 육십이 넘어 보이는 커플이 사랑의 밀어를 나눈다. 혈통은 속일 수 없나보다. 언제든, 어디서든 사랑의 속삭임은 아름답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추위가 보통이 아니다. 순식간에 볼이 얼어붙는다.  옛날 프랑스에서 건너온 사람들은 이보다 더한 추위도 견뎌내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보온이 잘되는 옷도 없을 터이니 오죽하였으랴. 구시가지를 가로 질러 허겁지겁 숙소로 돌아왔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피곤함이 엄습해 온다. 세 시간쯤 쉬니 눈이 떠졌다. 한결 피로가 가신다. 창밖을 보니 화려한 조명 아래 퀘벡의 구시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수백 년 후에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을까. 그땐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다음날 아브라함 평원을 찾았다. 추운 날씨라 인적이 뜸한 평원은 온통 눈 세상이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시민 몇이 보인다. 함박눈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영국과 프랑스의 장수 둘 모두 생명을 잃을 정도로 치열한 전투였건만 그 날의 상흔을 아는 듯 모르는 듯  평온하기만 하다. 

돌아오는 길 20번 고속도로를 타자마자 폭풍을 동반한 폭설이 몰아친다. 전쟁과 평화가 종이 한 장 차이이듯 맑은 날씨도 순식간에 무서운 눈보라(snow storm)로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사백년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퀘백 사람들 역시 수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그 역경들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되지 않았을까. 앞으로도 우리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라. 기축년 한해 어떤 역경과 도전이 우리 앞에 직면할 지라도 능히 헤쳐가리라 다짐해 본다. 도전과 응전 속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것일 터.

 

 성문 중 하나인 생 루이 문

 성문 안쪽에서 바깥을 바라보는 풍경

어퍼 타운의 거리

 생 루이 거리의 한 식당

 프농트낙 호텔이 바라다 보이는 길

 성벽 위의 대포

 라발 대학 입구

 로어 타운의 거리

 샤토 프농트낙 호텔

 다름 광장 앞 세인트 안(Rue Sainte-Anne) 거리

 로어 타운에서 바라본 성벽과 호텔

 눈 덮인 아브라함 평원

 아브라함 평원으로 평화롭게 지나가는 행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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