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떠나는 딸에게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너를 보니 무척이나 기쁘구나. 한국과 캐나다에 떨어져 있어 함께 하지 못한 시간동안 너는 참으로 훌륭하게 성장하였어. 어느덧 대학 이학년이 되어 혼자 여행을 떠나는구나.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였고 간호사의 길을 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늘 마음이 든든하였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네가 장하고 기특하였어. 이제 이학년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보니 나 자신이 유럽으로 떠나는 듯 기쁘기만 하다.
교환학생 자격으로 영국에 체류하였던 언니가 귀국하기 전 너희 두 자매가 유럽을 돌며 여행을 하기로 한건 참 잘한 결정이 아닌가 싶어. 이번 여행을 통하여 서로를 귀하게 여기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드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여행에 앞서 딸에게 바라는 몇 가지 희망을 적어볼까 한다. 먼저 이번 여행을 통하여 사람들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울 것이 많을 것이야.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만나겠지만 특별히 과거에 이 땅에 태어나 이런저런 모양으로 흔적을 남기고 떠난 사람들을 만나게 되길 바래.
어떻게 인류역사의 발전에 공헌하게 되었고 어떤 준비를 하였는지 살펴보고 배우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고 묵상하면 현재를 사는 나의 삶이 어때야 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야.
또한 역사와 만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역사만큼 우리에게 좋은 교사는 없을 것이야. 이번 여행을 통하여 역사적 사실을 확인하고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언니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어. 세상을 살면서 가장 의지해야 할 분은 예수님이겠지만 예수님 다음으로 의지할 사람은 너희 두 자매이지 않을까? 앞으로 우리가 세상을 떠나고 나면 더욱 그러하겠지. 부디 언니와 함께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또 함께 하는 시간들을 마음껏 즐기려무나.
앞으로도 유럽을 여행할 기회는 많을 것으로 믿어. 하지만 너희들 나이에 여행을 하는 느낌과 나이가 들어 여행을 할 때의 느낌은 또 다를 것이야.
지금쯤 런던과 파리를 거쳐 스위스로 들어가겠구나. 대자연 속에서 즐거움을 누리고 있을 너희들이 은근히 부럽다.
패러글라이딩까지 한다니 흥분이 되기도 하는구나. 웅장한 산과 파란 하늘, 구름 사이로 나르는 너희들 모습이 그려진단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딸들이 대견스럽기도 하고.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어떤 어려움이 앞을 가로 막더라도 당당히 맡서 이기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 여기면 너무 오버하는 걸까? 부디 스위스에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
아빠 역시기회가 된다면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삶을 경험하기도 하고 글도 쓰고 그러고 싶구나. 반드시 그런 기회가 주어지리라 믿는다.
세상에 가장 큰 선물은 젊음과 가능성이 아닐까? 젊음을 함부로 낭비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며, 늘 자신을 갈고 닦아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훌륭한 딸이 되어 지길 소망한다.
베니스와 피렌체, 로마에서도 행복한 시간 보내렴.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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