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사는 선배님이 방울토마토 세포기를 가져다주셨습니다. 저녁 늦게 가져오셨는데 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야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는지 금세라도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면서 사랑의 말을 건넸지요.
“힘들지 그래도 살아야 해 너희는 해낼 수 있을 거야.”
두 주일가량을 비실비실 힘을 못 쓰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처럼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줄기에서 힘이 생기더니 작고 노란 꽃망울도 피어 올렸습니다. 이제는 살겠구나 싶었지요. 작은 두 포기는 확실히 다시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큰놈이 문제였습니다. 잎이 큼직하고 줄기가 새끼손가락 반만큼 자란 녀석은 좀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요. 힘이 없이 축 늘어져 있는 녀석을 보고 있기가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지요. 포기하지 않고 물을 주며 살 수 있을 거라고 속삭였습니다. 이 녀석 또한 서서히 기력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회복되기까지 한 달은 족히 걸렸을 것입니다.
요즈음은 아침저녁으로 이 녀석들을 바라봅니다. 싱그럽게 자라는 걸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들과의 교감이 삶에 있어 또 다른 기쁨을 줍니다. 내친김에 뒤 마당의 잔디를 뜯어내고 흙을 뒤집었습니다. 소똥과 양 똥을 뿌려주었지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볼까 싶습니다. 상치도 심고 깻잎도 심을 것입니다. 방울 토마토도 몇 포기 심겠습니다. 화분에 심긴 방울 토마토 세포기를 바라보는 것도 기쁜데 무성하게 자란 채소들을 바라보면 더욱 기쁘겠지요.
교통사고를 당하여 이 년 넘게 고생을 하는 이웃과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내외분이 함께 휴가를 떠나셨다가 헬리펙스에서 사고를 당하셨지요. 헬리콥터 편으로 헬리펙스에서 토론토로 옮겨졌고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계셨습니다. 아직도 회복 중인 분들입니다. 두 내외분의 웃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큰 기쁨이었지요.
아직 결혼하지 않은 따님(외동)이 부모님을 간호하느라 애를 많이 썼습니다. 부모님께서 육 개월가량 혼수상태로 지내는 동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느라 행정적으로 필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위로하러 온 사람들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상처를 줄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조심스럽게 하신 말씀이지만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위로한답시고 또는 관심을 표명한다고 한 말이겠지만 때로는 아픔을 당한 분들을 더 아프게 하는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세월이 흐른 후 따님이 겪었던 어려움을 잘 정리하여 책으로 출판하여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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