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딸에게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11. 1. 14:43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딸에게

 

딸이 막 세상에 태어나 방실방실 웃을 때가 어제 같은 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구나. 취직이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원하는 직장을 얻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그것도 첫 인터뷰에서 합격했으니 어안이 벙벙하구나. 토론토의 다운 타운에 있는 유명한 병원이라니 감사하다.

무엇보다 이 일이 되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라 생각해. 딸의 중심엔 늘 하나님이 계시다는 걸 알고 있지. 삶의 우선순위에 주님은 항상 가장 윗자리에 계시잖니. 하나님을 먼저 생각하는 딸이기에 당신께서도 딸의 길을 예비하고 계획하신 게 아닐까.

원하는 직장을 쉽게 잡을 수 있었던 건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였기에 주어진 선물이기도 할 거야. 딸이 한결같이 꾸준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기쁨이었지. 3학년 4학년을 지나며 실습을 할 때 병원이 먼 거리에 있음에도 지각을 하거나 결석하지 않았어. 밤 근무를 할 때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지. 이런 꾸준함과 성실함, 열정이 함께 일하는 매니저에게도 보이지 않았을까.

4학년 실습 장소가 다운타운의 프린세스 마가릿 병원에 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은근히 실망스러웠다. 왜 그렇게 먼 곳에 배정되었을까 싶었지. 친구 비시처럼 집에서 가까운 욕 제너럴 병원 같은 곳에 배정되었더라면 출퇴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좋지 않을까 했어.

하지만 하나님은 딸을 향한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계셨던 것 같아. 실습한 장소를 훗날 딸이 일할 장소로 만드실 계획 같은 것 말이야. 딸이 말한 대로 프린세스 마가렛에서 함께 일했던 매니저나 선배 간호사들이 지은이와 함께 일한 경험을 가감 없이 말해주었기 때문에 합격할 수 있었으리라 믿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는 미리 아시고 길을 예비하신 것 같아. 딸의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낙심하는 순간에도 알지 못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계심을 체험하게 되는구나. 이제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딸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려고 해.

먼저 앞으로 3년 동안은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렸으면 좋겠구나. 그러면 그 이후의 삶은 저절로 굴러가게 되어있단다. 성실하게 노력한 것이 습관이 되어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최고의 자리에 있게 되지. 언젠가 딸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은근히 놀란 적이 있어

앞으로 나는 2년가량 일벌레(worker holic)로 살 거야.”라고 말했지. 아빠는 , 딸이 벌써 이런 마음을 먹고 있구나. 어떻게 이런 결심을 할 수가 있지?”라고 생각했단다. 그렇다. 그런 마음으로 일하여 좋은 습관을 지니게 되면 후에는 내성이 생겨 큰 어려움 없이 일을 즐기게 될 것이야. 딸에 대한 평판이 좋아질 것은 분명한 일이지.

두 번째로 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 되길 바라. 의무감에서 하는 사람은 절대 일을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즐기면 에너지가 솟아나고 주위 분위기도 밝게 만들지. 지은이가 마지막 4학년 실습 때 실습을 하는 곳에서 밝은 모습으로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으리라 믿어.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늘 미소 지으며, 일을 즐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구나.

마지막으로 일만 할 줄 아는 사람이기보다 일과 휴식을 적절히 병행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일과 휴식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능률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해. 특별히 시간 날 때마다 여행할 것을 권하고 싶구나. 여행은 삶의 깊이를 더해주고 새로운 것을 알게 해주지. 여행을 통하여 견문을 넓히게 되면 앞으로 후배나 후손들에게 해줄 이야기도 많아질 것이야.

시간 날 때마다 책 읽는 것 또한 잊지 말고. 책은 지식을 제공해 줄 뿐 아니라. 스승, 선배, 부모, 동료가 해주지 못하였거나 해주었더라도 잊어버린 것들을 다시 생각나게 해주지. 부모나 스승은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지만, 책 속에서의 교훈은 언제나 얻을 수 있는 것이란다. 책을 통하여 다른 사람의 경험을 내 경험으로 만들 수도 있고 저자의 지혜를 자신의 지혜로 만들 수 있어.

딸을 채용한 병원은 복 받은 병원이 아닐까 싶어. 딸은 성실하고 친절하며 누구보다 일을 잘할 준비가 된 사람이기 때문이지. 프로의 기술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를 도울 준비가 되어있단다. 딸은 동료들과도 잘 협력할 줄 아는 사람이야.

지은이는 엄마로부터 성실성과 끈기, 꾸준함을 선물로 받았다고 생각해. 당황할 만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도 엄마를 닮았지. 훌륭한 딸을 선물로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딸을 축복한다. 딸은 존재 자체로 축복이야딸로 인하여 병원에서 일하는 선배와 동료, 환자, 모두가 행복해지고 기뻐할 것이다

2012 11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