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시어를 대하며 순수하고 깨끗한 시인의 마음을 읽는다. 한 줄의 글을 쓰기 위한 간절한 소망도 읽는다. 절대자와의 친밀한 대화, 내 마음도 시인과 같아지기를…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이어령
하나님 /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 적이 없으니 /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 그러나 하나님 /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 그리고 너무 적절할 때 아주 가끔 /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 하나님/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를 놓아/헤엄치게 하셨을 때 / 저 은빛 날개를 만들어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를 때 / 하나님도 손뼉을 치셨습니까. // 아! 정말로 하나님 / 빛이 있어라 하시니 거기 빛이 있더이까. // 사람들은 지금 시를 쓰기 위해서 / 발톱처럼 무딘 가슴을 찢고 / 피처럼 진한 눈물을 흘리고 있나이다. // 모래알만 한 별이라도 좋으니 /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소서. // 아닙니다. 하늘의 별이 아니라 / 깜깜한 가슴속 밤하늘에 떠다닐 반딧불만 한 빛 한 점이면 족합니다. // 좀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 때묻은 손으로 조금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 아 그리고 그것으로 저 무지한 사람들의/가슴속을 풍금처럼 울리게 하는 / 아름다운 시 한줄을 쓸 수 있도록 /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 하나님.
돌로 된 마음 / 박춘식
제 마음 안에 돌맹이들이 가득합니다 / 미운 사람에게 던지거나 / 심술궃게 강아지를 혼내주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 어느 날 마음이 느닷없이 송곳으로 변하면 / 사람들의 마음을 꾹꾹 찌르는 상상도 합니다 / 마음을 사탄에게 빼앗겨 가족을 외면하고 / 회개를 미루는 완고한 돌덩이가 되어 / 하늘을 피해 다니고 있습니다 / 제 마음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어디 가든 / 부딪치는 소리가 딸그락거립니다, 유월이 오면 뜨거운 유월 빛살 안에 마음을 꺼내놓고 오래오래 하늘만 바라보고 싶습니다 //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 너희 안에 새영을 넣어 주겠다. /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 (에제키엘서 36장 2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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