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집 발간을 축하드리며
본 시니어 대학 문화교실 강사 요원으로 참여하면서 배운 게 많았습니다. 어르신들의 향학열이 보통수준을 넘었습니다.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생각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참여하시는 한 분 한 분의 얼굴은 이른 봄 창으로 파고드는 햇살처럼 환하였습니다. 또렷한 눈빛은 풀잎 위에 내려앉은 아침 이슬처럼 영롱하였습니다. 문자 그대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평생 열정적으로 살아오신 삶의 흔적 또한 얼굴과 몸짓, 걸음걸이 속에 고스란히 배어있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선배님들의 얼굴을 뵈옵는 것은 큰 기쁨이자 영광이었습니다.
말에는 능력이 있다고 하지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도 합니다. 글은 말을 담는 그릇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말을 그릇에 담아 다른 사람이 두고두고 보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글입니다. 글로서 자신이 살아온 삶의 경험과 생각을 남기는 것은 사랑을 남기는 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작품집에 실린 글 속에는 어르신들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습니다. 잊지 못하는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어렸을 적 다니던 길을 기억하며 쓴 글도 있습니다.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글도 있습니다. 글쓰기를 통하여 마음의 평안을 찾은 인생 선배님의 글도 수록되어있습니다. 6.25 동란 중 공포의 순간을 예지로 넘기신 어머님을 기억하며 쓴 글도 있고 3대가 모여 웃음꽃을 활짝 피우는 모습을 그린 글도 있습니다. 귀한 글 한 편 한 편에 삶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인생이란 이러한 삶의 굴곡과 편린들이 모여져 완성되는 것이겠지요. 귀한 경험과 지혜를 글로 표현해 주신 필자 여러분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인생에 대한 통찰과 새로운 해석으로 큰 울림을 전해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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