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딱한 등대지기/한소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7. 11. 12. 00:24

<딱한 등대지기/閑素>

 

아이와 함께 찾아와

등불에 쓸 기름 좀 얻자

사정하는 젊은 아빠

그냥 보낼 수 없어

한 통 들려 보내고

 

한파가 몰려온 저녁

집이 춥다며 찾아온

동네 아주머니

그냥 보낼 수 없어

한 통 들려 보내고

 

월말 돌아오니

기름창고 바닥났네

정작 등대엔

불 밝히지 못하고

칠흑 세상 만들었네

 

배는 난파되고

 

이 동네 저 동네

싸돌아다니는

마음 약한 아저씨

마음 착한 등대지기

되고 말았네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의 책을 읽다가 등대지기 예화를 접하였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그것이 비록 보잘것없게 보일지라도-에 집중하여 따듯한 애정을 가지고 묵묵히 해내는 것, 그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가를 생각게 했다. 벌리지만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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