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한 등대지기/閑素>
아이와 함께 찾아와
등불에 쓸 기름 좀 얻자
사정하는 젊은 아빠
그냥 보낼 수 없어
한 통 들려 보내고
한파가 몰려온 저녁
집이 춥다며 찾아온
동네 아주머니
그냥 보낼 수 없어
한 통 들려 보내고
월말 돌아오니
기름창고 바닥났네
정작 등대엔
불 밝히지 못하고
칠흑 세상 만들었네
배는 난파되고…
이 동네 저 동네
싸돌아다니는
마음 약한 아저씨
마음 착한 등대지기
되고 말았네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의 책을 읽다가 등대지기 예화를 접하였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그것이 비록 보잘것없게 보일지라도-에 집중하여 따듯한 애정을 가지고 묵묵히 해내는 것, 그것이 얼마나 절실한 일인가를 생각게 했다. 벌리지만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