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할아버지가 되고 두 명의 손주를 가지게 될 줄을 몰랐다. 알다시피 요즈음 젊은이들은 결혼하지 않고 살기도 하고 또 결혼하더라도 자녀를 가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를 가지고 싶어도 불임으로 인하여 출산하지 못하는 가정을 보기도 한다. 딸들이 결혼한 이후 2~3년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내 자녀라고 특별히 다를 것은 없겠다 싶었다. 자녀를 가지거나 가지지 않거나 자신들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 생각했다.
2년 전 추수감사절이었던가. 첫딸로부터 아기가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둘째로부터 아기를 가졌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이었다. 딸들은 임신기간을 건강하게 잘 보냈고 손주 제영과 시온을 출산했다.
감사하게도 두 사위와 딸들은 손주들을 정성으로 볼보며 잘 키우고 있다. 예전 우리 세대가 자녀를 양육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사위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아기 기저귀 갈기, 우유 먹이기, 목욕시키기, 함께 놀아주기 등 모든 육아 행위를 딸들과 동등하게 감당한다. 직장생활을 한답시고 아이들 기저귀 한 번 제대로 갈아준 적이 없는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울 정도이다. 왜 그렇게 바보같이 살았었는지…
또 하나 다른 점은 장난감이 참 많다는 점이다. 우리 세대가 자녀들을 키울 때는 경제적인 여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종류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 장난감을 사주지 못하였다. 그런데 자녀들 가정은 손주들이 필요로 하다고 생각되면 서슴없이 장난감을 사주거나 구해준다. 여러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는 것이 아기를 돌보기도 편하고 아이들 두뇌 발달에도 좋지 않을까. 두 내외의 정성 어린 돌봄 속에 제영이와 시온이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
6월 12일 제영이와 시온이가 유아세례를 받았다. 참으로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다. 기독교 전통에서 세례는 물속에 들어가는 의식(물뿌림)을 말한다.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죄에 대해 죽고 예수 그리스도의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서 그리스도와 연합함을 상징하는 의식이다. 세례는 물속에 들어가는 것(물뿌림)을 통해 옛사람이 죽고, 죄를 씻고 물에서 나옴으로써 예수와 함께 부활, 연합하는 것을 상징하는 예식이다. 성도가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살겠다는 약속이요 은혜의 언약에 참여하게 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세례를 통하여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밖으로 드러내어 공동체의 일원으로 새롭게 살아갈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유아 세례는 세례를 받는 자녀의 부모들이 그러한 믿음으로 자녀를 잘 키우겠다는 약속과 함께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을 공포하는 의식이다.
제영이의 부모 된 큰사위 신태호와 큰딸 이지혜, 시온이의 부모 된 둘째 사위 김형주와 둘째 딸 이지은도 믿음으로 자녀를 잘 키울 것을 하나님과 교회 공동체 앞에 약속하였다. 두 부모의 고백과 함께 조부모 된 나와 아내, 큰 사돈 내 외과 둘째 사돈 내외도 손주들을 위해 늘 기도하며 본이 되는 삶을 살기를 다짐하여야 하리라.
큰딸 지혜는 87년 11월에, 둘째 지은은 91년 3월에 송파구 수동교회에서 세례를 받았고 두 자녀를 기도와 모범으로 잘 양육하겠다고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약속하였다. 나와 아내는 자녀들이 세례 받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사진첩 또는 벽에 붙여두고 수시로 바라보며 기도하였다.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부족한 이의 기도와 소원을 모두 이루어 주셨다.
나의 기도와 소원을 들어주신 것처럼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태호와 지혜, 형주와 지은의 소원도 이루시고 기도에 응답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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