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서문/나태주>
내가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은
스키 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 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
(그런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내가 세상에 와서
제일 많이 해본 일은
책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
연필 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
그리고 실연당하기
(이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하고)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며 잠을 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 끝까지 읽기,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른지…)
<아침 안부/나태주>
오늘도
안녕!
너의
맑은 영혼의 호수에
내가
구름 그림자 되지 않기를!
꺼졌던 전깃불 다시
살아나듯이.
<버킷 리스트 1-지금이라도/나태주>
너에게 사랑 받고 싶다
아니다
지금이라도 너를
사랑하고 싶다.
<딸이이/나태주>
너를 안으면 풀꽃 냄새가 난다
세상에 오직 하나 있는 꽃
아무도 이름 지어 주지 않는 꽃,
네게서는 나만 아는 풀꽃 냄새가 난다.
<오늘의 꽃/나태주>
웃어도 예쁘고
웃지 않아도 예쁘고
눈을 감아도 예쁘다
오늘은 네가 꽃이다.
<봄비/나태주>
사랑이 찾아올 때는
엎드려 울고
사랑이 떠나갈 때는
선 채로 울자
그리하여 너도 씨앗이 되고
나도 씨앗이 되자
끝내는 우리가 울울창창
서로의 그늘이 되자.
<다짐 두는 말/나태주>
언제고 오늘처럼 살 수는 없는 일
언젠가는 헤어질 날도 생각해두어야 할 일
헤어진 뒤 아픔이나 슬픔도
이겨낼 수 있어야만 한다
그날에도 네가 마음의 빛이 되고
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만남/나태주>
고마웠습니다
처음인데도
오래인 듯
우리의 만남은
모두가 최초이면서
최후의 것이랍니다
<한 소망/나태주>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을 빌려
소망한다
저가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기보다는
내가 저에게 필요한
사람이게 하소서
이 세상 끝 날까지
기린과 너구리와 뱁새와
생쥐와 함께.
<마지막 기도/나태주>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사랑하는 마음이 언젠가
미움의 마음으로 변할까 걱정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그를
미워하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를 사랑했던 마음
오래오래 후회될까 봐 걱정입니다.
<지구여행/나태주>
울지 마라, 딸아
슬퍼하지 마라, 아들아
지구여행 무사히 마치고
떠나감을 오히려 기뻐하라!
우리는 제각기 서로 다른
별나레에서 떠나온 사람들
늬들도 지구여행 잘 마치고
무사히 돌아가기를 바란다
차음으로 실버레이크를 걸으며 라운딩 했다. 마칠 때까지 걷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1번 홀에서 18번 홀까지 편안했고 힘들지 않았다. 실버레이크는 걸으면서 골프 하는 데 더 적합하게 설계된 듯 느껴졌다. 경사가 없는 평지를 걷기에 무릎에 무리가 가지도 않았고 홀과 홀 사이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좋았다. 파워 카트를 탈 때보다 주변 경관이 더 잘 보였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잘 관리하여 수준 높은 골프장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9월 30일인 어제는 날씨가 청명하여 두둥둥 떠다니는 흰 구름이 파란 하늘 위에서 더 또렸했다. 단풍들기 시작한 주변과도 찰떡궁합. 걸으면 건강에 좋고, 주변 경관을 더 잘 볼 수 있고, 템포와 리듬을 맞출 수 있고, 파워 카트를 임대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사조. 일 년에 서너 번은 가는 실버 레이크 골프장 이번에 걸으면서 더 깊은 정을 느끼게 되었다.
멤버 중 한 분은 8월 초에 토론토를 출발하여 페리사운드, 서드베리 수세인트마리, 선더베이, 위니펙, 리자이나를 거쳐 밴쿠버로 갔다가 오리건주와 네바다주 그랜드캐년, 애리조나주 세도나, 피닉스, 투손 등을 거쳐 9월 중손 다시 토론토로 돌아왔다고 한다. 미 대륙 16개 주를 거치며 여행헀단다. 밴에 필요한 것들을 덧대 잠을 잘 수 있도록 꾸며 캠핑장에서 지낼 계획을 하였으나 아내 분이 불편해하여서 5일은 캠핑장, 30일은 호텔에서 잤다고 한다. 캠핑장은 캠핑장대로 함 하늘에 별을 보는 등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좋았고 호텔은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받을 있어 좋았단다.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제공해 주는 것도 장점이라 하였다. 2년 된 중고 벤을 구입하는데 5만 불, 자동차를 개조하는데 2,000불 들었는데 6,000 불을 들이면 더 편하게 개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자동차는 밴쿠버에서 개조했고 여행에 든 경비는 15,000 불이란다. 나도 자동차로 대륙 횡단을 하는 계획을 버킷리스트에 담기로 한다. 함께 한 다른 멤버는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짬짬이 크루즈로 세계 일주를 하는 중이다. 크루즈로 세계 일주하는 일 또한 나의 버킷리스트에 올린다. (라운딩 후 클럽하우스에서 나눈 이야기)
10월 1일 아침 메이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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