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필가나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글쓰기에 대한 책도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글쓰기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인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다. 생각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 글을 잘 쓸 뿐 아니라,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생각이 깊어지고 정리되는 것이다. 요즘 많이 팔리는 ‘원고지 10장을 쓰는 힘’이라는 책을 쓴 사이토 다카시는 “쓰기와 생각하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보고 있다.
시스템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서 생명체나 조직의 여러 구성요소가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수행하는 유기적인 조직체를 가리킨다. 시스템은 ‘투입-변환-산출’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친다. 올바른 글이 하나의 시스템이라면 제대로 된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글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시스템은 자신의 역량이 외부 환경의 요구와 조화를 잘 이룰 때 최고의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먼저, 올바른 글쓰기를 위한 ‘투입’에 해당하는 것은 다독(多讀)이다. 많은 글을 정확하게 읽으면서 많이 들어야(多聞)한다. 가급적이면 인터넷 매체나 TV보다는 책과 신문을 가까이 하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에 전공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깊이 있는 독서를 해야 한다. 다독은 지금 당장은 긴급성이 덜한 것 같지만 삶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다음으로 ‘변환’ 활동에 신경 써야 한다. 이는 다상량(多商量)에 해당된다. 즉, 글을 읽으면서 미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사유해야 한다. 투입된 지식이 머릿속에 내재되어 충분히 소화될 때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이 배양된다.
평소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서 발견한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면 글쓰기에 대하여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밑줄 긋기도 좋다. 저자의 의도는 무엇이며 주제문은 어느 부분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제 ‘산출’해야 할 차례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깊고 넓은 생각을 노트나 개인 홈페이지에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다작(多作)에 해당된다. 학생은 자신이 작성한 글을 친구, 선배, 아니면 지도교수에게 보여 주고 글에 대한 이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수정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한편, 학생들의 글을 읽다 보면 습관적으로 그림말(이모티콘)을 사용한 문장을 보게 된다. 그림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며 나름대로 효용이 크지만 앞으로 나를 채용할 최고경영자가 그림말이 등장하는 자기소개서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글쓰기도 연습을 하면 할수록 능력이 커진다. 제대로 된 글쓰기가 완성에 목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자신의 사유 폭을 넓히고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글쓰기 과정은 인생에서 끝까지 지속되어야 할 태도다.
김계수 세명대 교수 경영학
<2006년 5월 16일자 동아일보 A37면에서 따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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