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희생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6. 15. 16:09
 

<희생>

 

얼마나 아플까

몸뚱이에서 떨어져 나온

가지는

 

얼마나 힘들까

몸뚱이에서 떨어져 나와

여린 잎을 키우는 일은

 

얼마나  대단한가

나를 버려

남을 키우는 일은

 

가지는

몸통에서 떨어져 나와

아파하면서도

여린 잎이 놀라지

않게 하려 애를 쓰네

 

저 무심한 바람은

멀쩡한 가지를 꺾어

길 바닥에

나 둥글게 하는가

 

<이택희> 

2001년 4월 24일

퇴근무렵 중앙극장 앞에서

여린 잎이 달린

은행나무 가지가 길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모습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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