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처럼 키우고 싶다면 아이에게 큰돈 주지 마라>
빌 게이츠는 자녀를 키우는 전 세계 모든 부모들에게도 우상이 아닐 수 없다. 게이츠는 그야말로 공부를 잘하는 수재일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탁월한 세계 최고의 CEO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공부도 잘하고 ‘이재’에도 밝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이기적이지 않고 사회를 위해 이타적인 정신을 발휘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이런 모든 점을 두루 소유한 인물이다.
빌 게이츠는 흔히 가난한 집 출신에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오해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빌 게이츠는 대은행가인 미국 시애틀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 2세는 변호사로 시애틀 최고의 로펌(법률회사)을 운영했는가 하면 주(州) 변호인협회 회장이었다. 할아버지는 대은행가였고 증조부는 시애틀은행인 내셔널시티뱅크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의 어머니 또한 시애틀 은행가 가문 출신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빌 게이츠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이 점이 빌 게이츠가의 자녀교육을 소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째, 돈에 대한 부모-자녀 간의 원칙 공유를 꼽을 수 있다. 만약 빌 게이츠가 ‘부자 아버지’에게 의지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해도 성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윌리엄 게이츠 2세는 한번은 기자들로부터 “당신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더라도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했을 거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만약 빌 게이츠에게 많은 재산을 상속해 주었다면 아들은 아마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세우지 못했을 것이다. 그 애가 아주 안락한 환경에서 자랐다면, 지금처럼 의욕을 갖고 사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의 빌 게이츠를 있게 한 또 다른 요인으로는 두 명의 똑똑한 ‘친구’를 들 수 있다. 빌 게이츠는 명문학교에서 만난 두 명의 친구 덕분에 컴퓨터 황제에 오를 수 있었고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될 수 있었다. 특히 두 친구는 빌 게이츠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해준 똑똑한 친구들이었다. 빌 게이츠는 시애틀의 사립명문인 레이크사이드에 다녔는데, 여기서 컴퓨터광인 폴 앨런을 만나 컴퓨터를 알게되었다. 폴 앨런은 빌 게이츠에게 컴퓨터에 눈을 뜨게 해준 친구로 1975년 마이크로소프트사를 함께 창업했다. 또 하버드대학에서는 만난 스티브 발머(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EO)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세계 최고의 회사로 만들 수 있었다.
세 번째 요인은 책과 신문이다. 빌 게이츠는 매일 한 시간 이상 책을 읽는 습관을 유지해 오고 있는 독서광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빌 게이츠는 “신문을 보면서 어떤 기사가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뉴스가치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빌 게이츠처럼 자라기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아이에게 결코 큰돈을 줄 생각을 하지 마라. 반면에 돈에 대해 부모와 자녀 간에 원칙을 공유하라. 똑똑한 친구를 사귀게 하고, 책과 신문을 읽어라…. 이것이 빌 게이츠의 오늘을 만든 비결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가 않다. '지갑을 상의 안주머니에 꼽고 다녀라' 앞으로 부자가 되려는 직장인은 이 말을 명심해야할 듯 하다.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이 2007년 6월 11일 월요일자 조선일보 D3면에 기고한 글을 따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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