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ermination·청년

죤 쳄버스의 방한에 부쳐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0. 6. 20. 13:51
시스코시스템즈사는 설립 된지 불과 15년 만에 발행주식의 시가총액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회사로 성장하였습니다. 수익성이 가장 높은 회사로 평가 받는 이 회사의 성공사례는 미국의 하버드 MBA 스쿨을 비롯한 수많은 MBA스쿨에서 연구대상사례가 되었으며 시스코사의 주식은 미국의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블루칩 주식이 되었습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퍼스널 컴퓨터로 세계를 주무르는 동안 시스코는 인터넷이라는 혁명의 물결에 뛰어들어 ‘라우터’라는 장비를 생산, 공급하며 누구도 상상치 못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청소하는 아줌마를 포함한 이 회사의 대부분의 직원들은 수십억의 재산을 가진 재산가들이기도 합니다.

시스코사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70년대 후반 스텐포드 대학에 재학중인 두 명의 연인으로부터 시작됨을 알 수 있습니다. 스텐포드 경영대학원에 재학하던 샌드라 러너와 컴퓨터 공학과의 레너드 보사크는 이메일(e-mail)로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그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는 각각 서로 다른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이 불가능하던 때라 열정에 넘치고 의지가 강한 두 연인은 케이블과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라우터’라는 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라우터는 급속도로 시장에 확산되어갔고 현재는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라우터의 80%는 시스코사의 제품입니다.

현재 시스코를 이끌고 있는 수장은 ‘죤 쳄버스’ 회장입니다. 죤은 1991년에 시스코에 입사하여 1994년 11월에 사장 겸 CEO자리에 올랐습니다. 죤 챔버스는 언제나 희망적이고 늘 무엇인가를 추구하며 매우 겸손한 성품의 소유자 입니다. 어린 시절 교회의 성가대원으로 활동하였던 그는 고등학생 때 만난 ‘일레인 프레이터’와 결혼하여 살고 있으며 아들과 딸 두 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그는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시간이 나면 복식 테니스 경기를 즐깁니다. 챔버스는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였으며 인디애나 대학에서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공부를 마친 죤은 1977년에 IBM판매사원모집에 응모했고 IBM의 면접관이 “자네는 기술을 파는 게 아니라 꿈을 파는 거네”라는 말에 자신의 미래를 걸었습니다. IBM에서 ‘실패하는 방법과 다시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은 방법’을 배운 그는 IBM에서 6년을 근무한 후 1983년 왕 컴퓨터로 옮겼습니다. 1990년에 미국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최고 부사장 직에 임명된 그는 1991년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회사 내 많은 인원을 해고하는 아픔을 경험한 후 그 해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1994년 11월 죤 쳄버스가 시스코의 사장 겸 CEO를 맏은 후 시스코사는 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과 고객지향, 시장을 예측하는 깊은 통찰력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며 초고속 성장을 거듭합니다. 이런 고속성장으로 2000년 3월 24일에는 회사가 발행한 주식의 시가총액에서 제너럴 일렉트릭, 마이크로 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기업으로 부상하게 됩니다. 죤 쳄버스는 회사 내에서 마치 군사들을 독려하는 장군처럼 고무적인 연설을 합니다. 그는 매일 생일을 맞은 직원들을 위해 생일잔치를 벌입니다. 시스코의 모든 직원들은 고객 우선주의와 공정경쟁이라는 회사의 가치가 적힌 플라스틱 카드를 회사출입증과 함께 항상 가지고 다닙니다. 쳄버스는 또 협력과 경쟁을 주장하며 경쟁사들에게 제휴를 제의하기도 합니다.

죤은 선임당시 시스코가 네트워킹 분야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며 그 장담은 그대로 들어 맞았습니다. 시스코의 세가지 큰 성공 전략을 살펴보면 첫째 성공적인 인수합병, 둘째 고도로 발달된 내부 기술활용, 셋째, 긴밀하고 가족적인 문화를 들 수 있습니다.

세계 최대 기업의 수장인 시스코 시스템즈의 죤 쳄버스 회장이 지난 주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국내 한 인터넷 관련 회사에 투자를 위한 목적으로 한국에 온 그는 시간을 쪼개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의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오후에는 장충체육관으로 정보산업계의 인사들을 초청하여 강연회를 가졌습니다. 그 강연회에서 죤은 “네크워킹, 즉 인터넷은 앞으로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네크워킹은 우리의 인생, 일, 학습방식 등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이다”라고 역설하였습니다 그는 또 ‘인터넷 시대의 경쟁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며 이 경쟁에서의 승자와 패자는 몇 년 안에 명백하게 결정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인터넷의 활성화와 함께 세계는 엄청난 변혁을 경험하게 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강연에서 쳄버스 회장은 고객을 배려하는 몸에 배인 습관을 그대로 나타내 보였습니다. 자신의 연설을 하게 될 연단은 고객과 멀리 떨어진 높다란 곳에 설치 되어있었는데 그는 준비된 연단에서 연설을 하지 않고 연단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체육관 바닥에 의자를 놓고 않아있는 청중들 가까이로 다가와 불과 일 미터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서 청중들의 눈을 마주보며 열정적으로 이야기하였습니다. 연설도중 슬라이드 자막이 말썽을 부리자 한국지사의 직원들의 준비부족에 다소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고객을 위한 배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의 그러한 고객지향과 열정이 인터넷 전도사의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시스코를 세계 제일의 회사로 성장케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죤은 이 강연에서 제 2의 산업 혁명인 인터넷 혁명시대에는 인터넷이 생산성의 열쇠가 될 것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경제는 이미 진입기에 들어 섰으며 인터넷 혁명의 기간도 앞으로 10년 이내게 종결될 것을 예고 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고 이 기회를 적절히 이용하는 기업은 크게 성공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첫째, 장거리 전화의 무료화는 물론 데이터 통신까지 무료화 될 것이며 둘째, 인터넷 경제의 도입에 따라 모든 제품의 가격이 크게 인하될 것이며 셋째, 자본과 금융의 글로벌화가 이루어 짐과 동시에 자영업을 비롯한 모든 사업이 국제화 될 것이며 넷째, 기업간 전략적 파트너 십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될 것임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시스코의 죤 쳄버스 회장을 가까이서 보면서 세계최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최고경영자로 느껴지기보다 일상생활 가운데 자주 만날 수 있는 평범한 파트너 같은 이미지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 느껴 진 것은 누구와도 격의 없이 이야기 하려는 그의 노력과 미래를 예측하는 그의 생각에 동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의 강연을 들으며 앞을 내다 볼 줄 알고 미래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출신 배경이 특출 나지 않고 평범한 교육을 받았으며 평범한 직장생활을 한 그이지만 미래를 내다 볼 줄 알고, 고객을 생각하며, 행동해야 할 때 과감히 행동하며, 직원들을 독려하여 일에 열중하게 만드는 열정이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자가 되게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엄청난 부를 소유하게 해 주었습니다. 1999년 한해동안의 개인수입이 실리콘 밸리의 경영자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99년 한 해 동안 그의 소득은 1억 2천 75만 달러, 한화로는 1200억 가량입니다.

네트웍으로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아이디어가 있고,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열정적으로 노력하면 엄청난 기회를 포착 할 수 있습니다. 죤 쳄버스의 성공을 벤치마킹하여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젊은이 들이 국내에서도 속속 배출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미래는 분명 꿈꾸는 자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