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ermination·청년

고객만족은 마음에서 부터 비롯됩니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0. 6. 21. 14:16
좀 오래된 이야기 이긴 하지만 스칸디나비아 항공사의 고객만족 사례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스웨덴 국적의 스칸디나비아 항공은 60년대 70년대에 걸쳐 17년간 연속 흑자를 내었으나 79년과 80년 사이에 3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때 회사는 ‘얀 칼슨’이라는 이름의 최고경영자를 영업하여 경영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기로 하였습니다. 얀 칼슨은 회사의 기대대로 경영에 혁신을 일으키며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첫번째로 한 주요전략은 고객과 접점에 있는 종업원들을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칼슨은 회사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우수한 서비스와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최일선의 직원의 일에 임하는 자세와 숙련도가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고객과 만나는 최일선의 현장직원에게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하도록 훈련시켰습니다. 제복을 깔끔하고 세련되게 만들어 입히고 현장에 재량권을 확대하여 종업원의 판단을 존중했습니다. 위에서 시키는 일만하는 상명하달에 의한 구태의연한 조직구조를 바꾸어 고객편의 중심의 시스템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권한도 대폭 이양하였습니다.

얀 칼슨 회장은 ‘moment of truth’라는 유명한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습니다. Moment of truth를 우리말로 직역 한다면 ‘진실의 순간’이 될 수 있겠지요. 이 말의 의미는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이 고객접점에서 고객과 만나는 15초 동안의 시간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15초 동안의 시간에 고객을 감동시킬 정도로 완벽한 업무처리와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아라는 상징정인 말이 moment of truth라는 표현이 되겠습니다. 다시 설명하면 고객이 카운터에서 항공기 티켓의 발권 및 좌석배정을 하는 15초 동안 친절하고 정확한 업무수행을 통하여 고객을 만족시켜라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한 비즈니스맨이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덴마크의 코펜하겐으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왔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호텔에 항공권을 두고 왔음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항공권이 없으면 당연히 비행기는 탈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 그 비즈니스맨은 항공기를 타고 코펜하겐에서 있을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거의 단념하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스칸디나비아 항공사의 담당자에게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였더니 “걱정 마십시오 손님, 탑승카드를 내어드리겠습니다. 묵으셨던 호텔의 방 번호와 코펜하겐의 연락처만 가르쳐 주시면 나머지 일은 우리가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 것 이었습니다. 비즈니스맨이 대합실에서 비행기 탑승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담당자가 호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담당자는 곧바로 회사의 차를 호텔로 보내어 항공권을 가져 오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일이 재빨리 진행되어 비즈니스맨이 항공기를 타기 전에 항공권이 그에게 전달 되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의 담당여직원이 다가와 “손님, 항공권이 도착하였습니다”라고 친절하게 말하자 그는 놀라움에 말을 잃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평생 스칸디나비아 항공을 이용하는 고정고객이 될 것입니다.

지난 주말 아버님 칠순잔치 준비를 위하여 대구를 다녀왔습니다. 귀경은 저녁 7시 30분 대구발 서울행 대한항공을 이용했습니다. 출발시간 35분전인 6시 55분 경 대한항공의 카운터에서 좌석배정을 받아 공항청사에서 탑승을 위한 보안수속절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출발수속을 하기로 한 시간이 탑승 예정시간 15분전인 7시 15분이었는데 예정지간이 지나 출발 시간인 7시 30분이 넘었는데도 한마디 안내방송조차 없습니다. 탑승수속을 알리는 표지판에는 버젓이 ‘수속중’(processing) 이라는 표시가 쓰여져 있는데도 말입니다. 7시 30분이 지나자 표지판의 ‘수속중’이라는 표시도 없어지고 비행기가 지연된다는 표시도 없습니다. 표지판의 사인대로 라면 이미 비행기가 출발했다는 의미입니다.

탑승예정시간이 30분이나 지난 7시 45 분 경에야 공항 활주로에 문제가 생겨 출발이 지연 되겠노라 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나중에 사실을 확인해 보니 공항 활주로의 문제가 아니라 7시에 제주로 출발 해야 할 비행기의 탑승수속이 잘못되어 승객들의 항의로 비행기가 출발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활주로의 이상이었다면 아시아나 항공의 비행기도 출발을 할 수 없어야 하는 것인데 아시아나 항공의 비행기는 아무런 문제없이 이륙을 하였습니다.

저녁 8시 10분이 되어서야 출발수속을 위한 보안검사가 진행 되었는데 이때도 안내방송 한 마디 없습니다. 남들이 수속하는 것을 보고 고개를 기웃기웃하며 수속하는 것인가 하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직원에게 물었더니 막 수속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승객들 틈에 끼어 탑승수속 장으로 나가면서 티켓을 받는 대한항공 여직원에게 정중히 부탁을 하였습니다. "다른 승객들도 알아야 하니 탑승 수속이 시작되었다고 하는 안내 방송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그러나 어쩐 영문인지 담당 여직원은 대꾸 한마디 없었습니다. 비행기에 올라 20분 가량을 기다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오른 승객도 안내방송을 왜 해주지 않았느냐고 항의를 하는 것을 보니 끝내 안내방송을 해주지 않았나 봅니다. 모든 승객이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었으므로 안내방송만 하였다면 짧은 시간에 탑승수속을 마치고 이륙을 할 수 있었음에도, 어렵지도 않은 안내방송을 제대로 내보내지 않아 고객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처사는 실로 고객을 무시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면 극도의 사무처리 미숙이든지 말입니다.

그날 대한항공 대구공항에는 책임자 조차 없는 듯 보였으며 대부분의 직원들은 우왕좌왕 하기나 자기책임은 다했으니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또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승객을 대하는 훈련이 거의 되어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든 승객의 탑승이 완료된 후에도 한참동안 비행기는 출발할 생각을 않았습니다. 공항 지상 직원들과 승무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미숙이 원인이었습니다. 안개등과 같은 천재지면도 아니고,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많아 순서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 직원들의 사무처리 미숙으로 100명이 넘는 많은 승객들의 귀중한 시간을 한 시간씩이나 빼앗는 것은 실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비행기가 1시간이 지연되어 출발했는데 기내 승무원들은 극히 상투적이고 이례적인 안내방송으로 손님을 맞았습니다. “정성을 다하는 대한항공에서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그 말을 들으며 정말 승객을 위하여 정성을 다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아마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중 대한항공직원들이 승객들을 위하여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객만족은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인데 입에 발린 상투적인 말로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싶어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한번 실망한 고객은 약 200명의 다른 잠재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대한한공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승객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소리를 자주 듣습니다.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고 고객을 중시하지 아니하는 기업치고 오래가는 기업이 없습니다. 필자는 아직도 국적기인 대한항공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디 대한항공의 시스템과 직원들의 태도가 고객을 진심으로 위하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로 거듭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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