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비오는 날에 대비하기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2. 28. 12:27

비오는 날 대비하기

이택희

경제위기를 맞아 집을 잃고 거리로 내 몰리게 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멋진 집과 차를 가지고 중산층이라 여기며 부족함 없이 살던 사람들이다. 자녀 교육도 남부럽지 않게 시켰고 자주 외식도 하고 영화구경도 다녔다. 일 년에 한두 번 플로리다나 올란도, 멕시코나 쿠바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예고도 없이 직장을 잃게 되면서 은행 빚을 못갚아 은행에 고스란히 살던 집을 내어주고 거리로 나와 앉는 사람 수가 늘어만 간다. 수입이 없어지자 차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보험금에다 기름 값 등 비싼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다. 거리에서 텐트를 치고 산지 이년이나 된 사람도 수두룩하다.

그동안 그들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믿었고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평안하고 안정된 날들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다. 자신들이 어려움을 겪으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하였다.

늘 수입이 있을 줄 알고 어려운 날이 올 것에 대비하지 않았다. 맑은 날 비오는 날에 대비하라는 어른들의 교훈을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여겼다. 미리 대비하지 않은 대가치고는 너무도 가혹하다. 마음 가운데 있는 작은 희망의 불씨마저 잃을까 염려스럽다.

어른들은 가진 만큼 쓰는데 익숙하였다. 가지면 쓰고 가지지 않으면 쓰지 않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그런 삶에 익숙하다보니 어지간히 어려워도 어려운 줄 몰랐다. 지금은 있으나 없으나 쓰는데만 익숙해져있다. 본인의 처지가 어떤지 분석조차 않고 생각 없이 쓰다 보니 어려운 시기가 닥치자 거리에 나 앉게 된다.

주인이 아닌 이상 평생 주어지는 일자리란 없을지 모른다. 평생직장으로 알던 일터도 그만두고 나가라면 빈손으로 나와야 한다.

일터를 잃는 사람들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만 간다. 주변 사람들만 해도 한둘이 아니다. 믿기지 않는 일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다는 미국에서 말이다.

꼭 필요한 것만 소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필요 이상을 소비하는 건 죄악일지도 모른다.

의사출신의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다 자녀 교육을 위해 캐나다로 왔다. Y대 의대에서 교수로 일하는 아내는 한국에 남고 자신만 토론토로 왔다.

친구는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교훈을 실천하며 산다. 한국에서 의사로 일하여 빌딩을 가질 만큼 부자가 되었지만 당장 일하지 않으니 먹는 것조차 미안하다한다. 골프를 치거나 외식을 하는 일이란 상상도 못한다. 처음엔 고지식한 친구라 여겼지만 생각해보니 친구의 정신이 옳다.

분수를 모르고 사는 삶이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키는지 돌아보니 섬뜩하다. 기본을 잊어버린 채 분별없는 삶을 살다 어려움을 당하기 보다는 분수에 맞게  사는 게 행복한 삶이다. 크나 적으나 도우며 살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요 보람된 삶이다. 맑은 날 비오는 날에 대비하라는 현인들의 지혜를 되새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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