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함께 잘하기 1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9. 3. 14. 05:59

우리 아이는 혼자서는 잘 하는 데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건 좀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내 아이는 능력이 뛰어난데 그룹에 속한 아이들의 수준이 떨어져 좋은 성적을 못 받는다고는 부모님도 계십니다.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 캐나다에서의 교육시스템(방법)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별로 주제를 주어 조사하고 연구하여 발표하게 하는 프로젝트를 줍니다. 학년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만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제법 큰 분량의 과제가 주어지지요. 프로젝트는 이 삼주에 걸쳐 진행됩니다. 주어진 기간 동안 그룹 구성원들은 한마음으로 참여하여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해내야 합니다. 각자가 조사하고 연구하되 나중에는 결과를 한데 모으고 최선의 것들을 뽑아내어 정리하여 발표하지요. 팀원 각자가 자신이 맡은 부분을 발표하되 메시지가 하나의 톤으로 전달되도록 해야 합니다. 팀원 중 하나라도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팀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지요.

한국에서 온 유학생 부모님들이 우리아이는 혼자서 하는 일은 잘 하지만 여러 명이 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고 하는 말의 뜻은 학교에서 팀별로 주어지는 공통과제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팀을 이루어 하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 훌륭한 인재입니다.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어떤 일이든 협동하여 하게 마련이지요. 정부기관이나 기업체의 일은 물론이고 혼자서 한다고 생각되는 회계사나 의사, 변호사 일도 반드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나, 다른 조직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요. 의사도 환자라는 고객이 있어야 하는 것이며, 회계사도 기업이나 개인이 장부정리나 세무신고를 위한 일을 의뢰해야만 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 또한 일을 부탁하는 의뢰인이 있어야 하지요. 

따지고 보면 혼자서는 잘하는 데 다른 사람과 어울려서 하는 건 서투르다는 이야기는 능력이 없다는 이야기와도 동일합니다. 한국에서 온 부모님들은 혼자서 잘하는 걸 더 능력 있는 사람, 똑똑한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혼자서 잘하는 것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 할 때 잘하는 사람이 더 유능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유학생의 경우 현지의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혼자서 동떨어져 시간을 보냅니다. 영어를 쓰는 친구들을 사귀어보겠다고 때로는 그들을 이겨보겠다고 악착같이 덤벼들기 보다는 말이 통하는 한국학생들과 어울려 지내려 하지요. 집에 와서는 주로 컴퓨터에 앉아 한국어로 된 인터넷 사이트를 기웃거리거나 게임을 즐깁니다. 당연히 영어를 사용할 기회는 줄어들지요.

혼자서 하는 수학이나 과학과목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나 함께 어울려 해야 하는 다른 과목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나쁘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해서 대학을 간다고 하더라도 졸업하는 학생들의 숫자는 크게 줄어듭니다. 한국에서 온 유학생들의 경우 대학에 입학하여 시작은 하는 것 같은데 좀 지나고 보면 어디 갔는지 모두 없어졌다고 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따라가지 못하니 중도에 그만 두거나 몇 번 전과를 하다 결국은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일 것입니다.    

직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잘하는 독불장군 형보다는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고 팀웍을 깨지 않는 협동적인 사람을 선호합니다. 관계를 이루어 일하며(co-work)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일을 하는 기술은 가르치면 되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나 열정은 가르치기가 어렵지요. 협동할 줄 알고 열정적이며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훌륭한 인재의 기본조건을 갖춘 사람입니다.

'Practice·청소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비결 1  (0) 2009.03.17
함께 잘하기 2  (0) 2009.03.15
비우셨나요?  (0) 2009.03.09
비오는 날에 대비하기  (0) 2009.02.28
배우는 재미  (0) 2009.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