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행복이란 14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1. 14. 23:59

 

행복이란 끊임없이 나를 비우는 일

 

시리얼을 작은 공기에 담아 우유를 붓습니다. 한 숟갈 한 숟갈 떠 먹습니다. 시리얼의 맛을 오늘처럼 음미하며 먹는 날도 드물 것입니다. 팬케익 한 조각 입에 넣고 씹습니다. 다섯 번, 열 번, 스무 번. 천천히 목구멍으로 삼킵니다. 팬케익 한 조각 먹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립니다. 이번엔 소시지 차례 입니다. 소시지 한 조각 입에 넣고 천천히 씹습니다. 다섯 번, 열 번, 스무 번. 커피를 한 모금 마십니다.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 진한 향이 코 끝을 스칩니다. 느리게 입술을 커피잔에 가져갑니다. 한 모금 들이킵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음식의 양이 그리 많지 않음을 느낍니다. 더 많이 먹으려고 애쓰지만 실제로 우리 몸이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많이 먹으려고, 더 먹으려고 애쓰는 건 정신이 맑지 못해 그럴지도 모릅니다. 말하자면 탐욕 같은 것이겠지요.

 

음식을 만드는 데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있었을까요?  펜케익의 주 재료는 밀가루 입니다. 밀가루를 얻기 위해 농부는 봄에 씨를 뿌렸습니다. 가을엔 추수를 해야 했습니다. 누군가 밀을 가루로 빻았습니다가루를 반죽하여 빈대떡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정성스럽게 구워야 했지요.

농부의 손을 거쳐, 정미소 사람의 손을 거쳐, 빈대떡처럼 만드는 사람의 손을 거쳐, 굽는 사람의 손을 거쳐, 그것을 날라주는 사람의 손을 거쳐 식탁 앞에 놓여졌습니다. 소시지도, 커피도, 시리얼도, 우유도 모두 그런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밥과 된장국, 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 사람의 도움 덕분으로 오늘 내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침묵하자 아침 식탁이 말을 걸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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