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행복이란 24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2. 11. 02:00

 

행복이란 멜론을 자르며 어머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젊은 날 당신 모습을 상상하는 것

 

멜론을 자릅니다. 칼을 넣어 두 개로 자르니 안에 씨가 보입니다. 참외랑 무척 닮았습니다. 멜론을 자르며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꿈에도 그리던 외갓집 생각이 납니다. 어린 시절 외가는 현풍이라는 조그만 읍이었습니다. 대문 앞을 나서면 도랑이 있어 맑은 물이 흘러내렸고 조금 더 내려가면 오일장이 열리는 시장이 있었습니다. 장 옆에는 동산이 있었고 더 내려가면 낙동강이었지요. 어머님은 강 건너에 있던 참외 밭에서 참외를 드셨던 이야기를 해주곤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참외를 무척이나 좋아하십니다.

현풍에서 꿈 많던 어린 시절을 보내셨던 어머님은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부모님 품을 떠나 도회지로 나오셨습니다. 여학교를 마친 후 은행의 행원으로 일하시던 중 아버님을 만나 결혼 하셨습니다. 소녀 시절 어머님의 청순한 모습을 떠올리니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집니다.

멜론은 모나지 않은 둥근 성품의 어머님을 닮았습니다. 남에게 폐 끼치기를 싫어하시며 고운 마음을 지니셨던 당신 모습입니다. 달콤한 맛은 언제나 자상하게 챙겨주시던 당신의 정성과 사랑입니다.  

멜론을 두 개로 잘라 씨앗이 있는 부분을 도려냅니다.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그릇에 담습니다. 오늘은 이 멜론을 참외를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흔하지 않는 것이라 자주 접해보지는 못하시겠지만 참외를 닮은 달콤한 맛을 무척이나 좋아하실 듯싶습니다.

아쉽게도 어머님은 너무나 멀리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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